【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31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켜보기 위해 경제·물가 상황을 계속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 회의에서 금리를 0.5%로 인상한 이후 4차례 연속 동결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정책위원 9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BOJ는 향후 경제·물가 회복 상황에 따라 추가 인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BOJ는 분기별로 발표하는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도 함께 공개했다. 2025회계연도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의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4월 기준)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반영된 결과다.
2026년과 2027년의 CPI 상승률 전망은 각각 1.8%, 2.0%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4월 발표치(각각 1.7%, 1.9%)보다 소폭 상향된 수치다. BOJ는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2026년 후반부터 2027년에 걸쳐 물가 안정 목표인 2%와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5회계연도 전망치를 종전 0.5%에서 0.6%로 올렸다. 2026년과 2027년의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7%, 1.0%로 유지했다.
보고서에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BOJ는 "미일 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관세 영향이 2026년까지 일본 실물경제에 미치는 큰 틀의 전망은 변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BOJ는 "각국 통상정책의 향후 전개와 해외 경제·물가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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