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1000억불 조선협력 펀드, 게임체인저 기대"[관세협상 타결]

관세 협상 타결 후 온라인 백브리핑 개최 車 관세 12.5% 주장…美 "15% 이하 안 돼" 2000억불 대미투자펀드, 향후 구체화할 것 광우병 집회 사진으로 농축산물 개방 지켜 트럼프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먼저 제안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31 [e-mail]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정부 협상단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한 대신, 조선협력 펀드 1500억 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미국과 협의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조선협력 펀드에 대해 "조선협력 펀드는 게임체인저"라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구조의 펀드를 만든 건 윈윈(win-win)"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31일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백브리핑을 열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접근이 어렵던 미국 시장에 명확한 목적으로 설계된 펀드를 통해 진입한 건 큰 성장 동력"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 본부장은 30일 오후 5시(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끝에 한미간 관세협상을 타결했다.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각각 15%로 인하하는 게 골자다.

여 본부장은 "협상 초기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12.5%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협상 과정에서 여러 버전과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관세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관세 인하가 쿼터나 수출 크레딧보다는 심플하고 계획이나 행정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협상 타결 이후부터는 시간을 질질 끌면 미국 업계와 정치적 반발로 인해 일본만 15%를 받고 따라오는 국가는 못 받는 상황이 나올까봐 우리도 빨리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FTA 체결국인지와 상관 없이 정치를 위해서는 15% 이하는 못 간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부연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와 수입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은 미국과의 교역에 완전히 개방하기로 하고 자동차와 트럭 등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5.07.31. [e-mail]

현재 50%의 관세가 부과 중인 철강 관세의 경우 이번 무역협상에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여 본부장은 "철강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강하게 관세 인하, 쿼터나 면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오늘도 협상 과정에서 철강이 관세로 어려운 상황이고 예외를 마련할 방안에 대해서 강하게 제기했으나 일본·유렵연합(EU) 딜에서도 철강은 빠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무역 협상에는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 조성과 1000억 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도 담겼다.

여 본부장은 "1500억 달러로 조선업을 지원하는 펀드와 좀 더 유연한 형태로 반도체·배터리·원자력·핵심광물 등에 투자하는 2000억 달러의 대미투자펀드를 운용한다"며 "구체적인 부분은 추가 협의와 운용 과정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0억 달러 펀드는 모호성이 있어 지금 상태에서 설명은 한계가 있다"며 "어떻게 보면 새로운 형태, 구조의 펀드라서 미국이나 우리가 볼 때 구체적인 디테일을 갖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 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자동차 품목별 관세는 15%로 결정됐다'며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07.31. [e-mail]

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설정한 소고기·쌀 시장 개방을 지켜낸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 본부장은 "여러 가지 논리적 설득과 주장을 통해서 레드라인으로 주장했으며 어떤 단계에서부터는 사진을 갖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협상단이 미국 측을 설득하기 위해 갖고 다닌 사진은 지난 2008년 당시 광우병 촛불집회 사진이다.

여 본부장은 "공중에서 광화문 전체를 내려다 본 100만명의 촛불시위 사진을 가지고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상무부 장관한테 모두 보여줬다"며 "최근 농축산 업계의 반발에 대해서도 미국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2주 내 개최되는 것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먼저 제안했는데 처음에는 다음주 하는 게 어떠냐고 할 정도로 성급하게 한국의 선출된 대통령과 빨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여러 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미국산 소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2025.04.01.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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