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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뒤 안보협상 고비 남아"...한미정상 첫 만남서 '동맹현대화' 논의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7.31 15:47

수정 2025.07.31 15:47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내로 개최하는 첫 정상회담 의제에 한미동맹 현대화와 북한 문제가 포함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31일 먼저 타결된 한미관세 협상은 통상 분야에만 집중됐다. 방위비 인상, 주한미군 역할 변경 등 한미동맹 현대화와 관련된 안보 협상은 빠졌다. 이 대통령이 통상 협상타결에 대해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직접 밝힌 것은 나머지 안보 분야에 중요한 추가 협상이 남았음을 의미한다.

외교부는 조현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만나는 첫 한미 외교 장관회담에서 한미동맹 현대화와 북한 문제가 논의된다고 이날 밝혔다.

한미 외교장관들은 8월 1일 워싱턴DC에서 만나 양국 정상회담 의제와 일정 등을 조율한다.

한미동맹 현대화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방위비 인상, 첨단 군 전략자산 구매 건 등이 맞물려 있다. 미국은 이를 통해 동맹의 군사적 역할 확대와 재정 부담의 재분배를 추진 중이다. 앞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루비오 장관과 안보 관련 협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미국은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미동맹 현대화를 주장하면서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입장을 분명하게 요구해왔다. 미 국무부는 지난 25일 "한반도에서 미군과 한국군 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식화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한미연합훈련 조정 문제가 의제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위해선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는 미국측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한미연합훈련 중단 필요성을 여러 차례 제기해온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대통령실은 국가안보회의(NSC)를 다음 주에 개최하고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8월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단정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이날 밝혔다.

정 장관은 아울러 국방부와 통일부의 입장이 다른 것에 대해 "(이재명정부는) 원팀이다. 통일부 따로 있고 국방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번 한미 관세 협상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일부와 국방부는 각 부서의 존재 이유가 다 다르다. 그거를 이제 잘 조정해내는 것이 NSC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직후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 중에는 이러한 훈련이 부적절하고 도발적일 수 있다"고 밝히고 미국이 훈련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그 해 8월에 예정됐던 프리덤가디언, 키리졸브, 독수리 등 주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들이 중단됐다. 이와 함께 대규모 실기동훈련(FTX)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CTX) 위주의 훈련이나 소규모 훈련만 일부 실시됐다.

한미 간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 전작권 환수 협상은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지만, 별도 독립적인 정상간 협상 테이블은 마련되지 못했다. 전작권 환수 문제는 '한미 동맹의 현대화'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통해 대 중국 방어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주한중국대사관은 이날 한국과 미국이 동맹 현대화 방안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서 한미 동맹의 발전이 제3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이재웅 대변인은 이에대해 "동맹 현대화 관련 논의는 특정 국가나 제3자를 염두에 두고 논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과 무역협상 체결 알린 트럼프 대통령의 SNS. 연합뉴스
한국과 무역협상 체결 알린 트럼프 대통령의 SNS. 연합뉴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