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전통 건축 장인 3명 보유자 인정 예고…25년만
김영성·이광복·조재량 씨, 국가무형유산 '대목장' 보유자 된다국가유산청, 전통 건축 장인 3명 보유자 인정 예고…25년만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궁궐, 사찰, 군영시설 등 우리 전통 건축의 맥을 잇고자 힘써 온 장인들이 국가무형유산 보유자가 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무형유산 대목장(大木匠) 보유자로 김영성·이광복·조재량 씨를 각각 인정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대목장은 나무를 마름질하고 다듬을 뿐 아니라 건축 공사 설계·감리 등을 모두 아우르는 목수를 뜻한다. 건물을 짓는 전 과정을 책임지는 장인이다.
가구, 창호 등을 만드는 소목장과 구분되며, 도편수(都片手)로도 불렸다.
이번에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영성 씨는 1977년 고(故) 고택영(1918∼2004) 보유자에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반세기 가까이 한 길을 걸었다.
1997년 이수자가 됐으며 2000년에는 전승교육사, 2021년에는 전남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인정받았고 전통 도구 및 기법을 보전하는 일에 앞장섰다.
이광복 씨는 고 조희환(1944∼2002)·신영훈(1936∼2020) 씨로부터 대목장 기술을 배운 뒤 20년 이상 도편수로 활동했다. 그는 특히 전통 사찰을 보수·수리하거나 새로 지을 때 큰 역할을 했다.
조재량 씨는 1996년 신응수 전(前) 대목장 보유자의 가르침을 받아 기술을 익혔고, 2006년 이수자가 돼 도편수로서 다양한 국가유산을 복원·보수해왔다.
조씨는 조선 후기 여러 궁궐 공사에 참여했던 도편수 최원식부터 조원재, 이광규, 신응수 등으로 내려오는 궁궐 건축의 기문(技門) 계보를 잇는다고 국가유산청은 전했다.
기문은 기술로서 한 가문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대목장은 기법이 엄격히 전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응수 전 보유자의 경우, 국내 주요 국가유산 공사를 맡아온 장인이었으나 광화문 복원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2022년 보유자 자격이 박탈된 바 있다.
대목장 분야에서 보유자가 새로 나오는 건 2000년 최기영 보유자 이후 25년 만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대목장 보유자 3명을 새롭게 인정 예고함에 따라 향후 전승 현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또 악기장(樂器匠) 전승교육사인 김영렬 씨를 명예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악기장은 전통 음악에 쓰이는 악기를 만드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김씨는 2004년 전승교육사로 인정된 이후 20년 이상 현악기 제작 방법과 기술을 교육하고 전승 활동에 매진했으나, 건강 문제로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약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무형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목장 보유자 등의 인정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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