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조사 NTSB 청문회에서 FAA 관계자 첫 관제 오류 지적
관제 당국 “충돌전 10분간, 관제사 21대 항공기 접촉해 대응 어려워”
레이건 공항 1시간 79대 이착륙, 1분 2대 이상일 때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워싱턴 포토맥강 상공에서 1월 29일 여객기와 군용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해 두 항공기의 탑승자 67명이 모두 사망한 사고는 관제사의 관제 오류가 한 요인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시 사고는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 여객기가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훈련 중이던 미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와 충돌 후 추락해 여객기 탑승자 64명과 헬기 탑승자 3명 전원이 사망한 것이다.
31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연방항공국(FAA) 관계자는 이날 한 증언에서 군용 헬리콥터가 여객기 쪽으로 속도를 내 접근한다는 사실을 항공 교통 관제사가 여객기에 경고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 사고와 관련해 레이건 공항 관제탑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공중 충돌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이날 청문회에서 관제탑 관리자는 공항 이착륙이 잦고 헬리콥터 통행도 많아서 관제탑 관리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NTSB 제니퍼 호멘디 위원장은 헬리콥터와 여객기의 비행을 지휘하는 책임을 맡은 관제사가 포토맥강 상공 충돌 사고 전 10분 동안 21대의 다른 항공기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증언 녹취록에 따르면 관제사는 NTSB 조사관들에게 추락 약 15분 전에 과도한 관제 업무 수요에 압도되었다가 차츰 줄었다고 말했다.
해당 관제사는 헬기와 여객기 운항을 관리하는 두 개의 관제탑 업무를 동시에 담당했다.
FAA의 항공교통관제국 닉 퓰러 부국장은 “여객기에 헬기가 ‘시각 분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목표물이 합류(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NTSB 청문회 2일차에서 드러난 것은 공항이 매일 한계에 도달하고 있으며 관제사들은 여객기와 헬기가 혼합된 까다로운 교통을 안전하게 분리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FAA에 따르면 레이건 공항은 시간당 79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했다. 1분에 두 대 이상의 항공기가 뜨고 내리기도 했다.
충돌 사고 당시 관제탑의 운영 관리자 클라크 앨런은 관제사들은 “업무 한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항 이착륙이 많은 것은 최대 이용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이 압축된 운항일정을 설계해 교통량을 증가시킨 것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충돌 당시 관제사는 주 활주로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33번 활주로로 안내했고 캔자스주 위치타발 아메리칸항공 5342편 조종사들이 경로를 변경해 들어가다 바로 아래를 지나는 블랙호크와 충돌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여객기 조종사가 헬기에 대한 정보를 받았어도 충돌을 피할 수 있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NTSB 조사관 출신인 스콧 던햄은 “여객기는 사실상 움직일 수 있는 자유가 거의 없다”며 “ 반면 헬기는 온갖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헬기 승무원이 충돌 당시 잘못된 고도 데이터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NTSB 첫날 청문회에서는 블랙호크 헬기가 포토맥강을 따라 공항에 가까워지면서 고도 상한선인 200피트(약 30m) 보다 높은 고도를 날고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호멘디 NTSB 위원장은 헬기와 주변 항공기의 지정 경로 사이에 간격이 좁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잘못된 고도 데이터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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