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바클레이스도 탄소 순제로 은행동맹 탈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3 05:32

수정 2025.08.03 05:31

[파이낸셜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스브래덕의 US스틸 철강 공장에서 2020년 1월 21일(현지시간)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AFP 연합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노스브래덕의 US스틸 철강 공장에서 2020년 1월 21일(현지시간)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AFP 연합


“기후위기는 사기다”라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의 탈탄소 정책을 대거 폐기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기후위기 대응 협력도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영국 바클레이스가 세계 주요 은행들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한 이른바 ‘넷 제로 은행 동맹(NZBA)’에서 탈퇴했다고 보도했다.

HSBC에 이어 유럽 대형 은행 가운데 두 번째다. 미국 은행들을 따라 유럽 은행들도 NZBA에서 탈퇴하고 있다.

4년 전 출범한 NZBA는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뒤 회원사 이탈을 막기 위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바클레이스는 1일 성명에서 “글로벌 은행들 대부분이 이 모임을 탈퇴했다”면서 “이 조직은 더 이상 우리의 전환을 지원할 회원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화석연료에서 탈탄소화 사회로 전환하는 데 NZBA가 더 이상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클레이스는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 제로, 이른바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당초 계획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스는 이미 지난해 “지속가능하면서 전환과 관련된 활동” 매출이 약 5억파운드(약 9227억원)에 이르렀다면서 에너지 전환은 상업적으로도 상당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는 그러나 이런 주장이 무색하게도 지난해 유럽 은행 가운데 화석연료 부문 대출이 가장 많았다. 기후활동가들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의 지난해 화석연료 대출 규모는 354억달러(약 49조원)로 1년 사이 55% 폭증했다.

NZBA는 은행들이 기후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출범했다.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제시한 글로벌 온난화를 산업화 수준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는 목표 달성에 은행들이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NZBA는 지난 4월 이 목표를 느슨하게 바꿨다.
1.5℃ 대신 2℃로 목표를 수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