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승 배소현, 올해 시즌 첫 승
새로 신설된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초대 챔프 등극
새로 신설된 오로라월드 챔피언십 초대 챔프 등극
[파이낸셜뉴스] 배소현(32·메디힐)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시즌 첫 승을 기록하며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약 11개월 만에 거둔 복귀 우승이자, 올해 신설된 대회의 초대 챔피언이라는 상징적인 타이틀까지 더해졌다.
배소현은 3일 강원도 원주시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650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하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그는 성유진, 고지원(이상 18언더파 270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배소현의 최근 마지막 우승은 지난해 9월 열린 KG 레이디스 오픈으로, 이번 우승은 약 11개월 만이다. 지난해 3승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들어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상반기 고전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꾸준한 경기 운영과 집중력으로 실수를 줄이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최종 라운드는 시종일관 접전 양상이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배소현은 7번 홀(파4)에서 첫 버디를 기록한 데 이어 8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성유진과 치열한 선두 경쟁이 이어졌고, 승부는 후반 홀에서 갈렸다.
14번 홀(파4)에서 배소현은 정확한 세컨드 샷으로 버디 찬스를 만든 뒤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어진 15번 홀(파5)에서는 그린 주변 플레이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다시 한 타를 줄였다. 성유진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성유진은 16번 홀(파4)에서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며 추격 기회를 놓쳤다. 반면 배소현은 파를 지키며 성유진의 추격을 간신히 뿌리쳤다. 17번 홀(파3)에서는 배소현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배소현의 티샷이 오른쪽 러프 경사면에 떨어졌고, 러프에서의 어프로치 이후 짧은 파 퍼트를 남겨야 했다. 반면 성유진은 티샷을 홀 2m 거리로 보내며 다시 추격 기회를 만들었다. 성유진이 먼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타 차로 간격을 줄였고, 배소현은 짧은 파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는 고지원이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18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성유진도 약 6.5m 거리에서 긴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홀컵을 살짝 벗어났다. 배소현은 약 2m 거리의 파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다. 이 퍼트가 들어가면 우승이었다. 결과는 침착한 파 세이브. 1타 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배소현은 우승 직후 “상반기 쉽지 않았는데 기다렸던 우승이라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년 3승 이후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메디힐 권오섭 회장님께서 ‘우승 안 해도 괜찮다. 다치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라’는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어제 실수했던 짧은 퍼트가 오히려 오늘에 도움이 됐다. 오늘은 절대 숏퍼트를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동 2위에 오른 성유진과 고지원은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트로피를 놓쳤다. 특히, 고지원은 이날 자신의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언니 고지우가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10위에 오르면서 자매가 함께 톱10에 진입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시즌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은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박지영, 노승희, 김수지와 함께 공동 5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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