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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이닝이 흐름을 바꿨다"…롯데, 고척 위닝시리즈로 되살린 선두 추격 불씨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3 17:30

수정 2025.08.03 17:36

롯데, 17이닝 1득점 차갑게 식어버린 타선 단 1이닝으로 반전
3일 경기 13안타 9득점 폭발
5일부터 KIA와 사직 진검승부
고척 위닝시리즈 선두권 추격 불씨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롯데자이언츠 제공

[파이낸셜뉴스] 17이닝 동안 단 1득점.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은 8월 첫 주말 고척돔에서 완전히 침묵했다. 8월 1일 9이닝 4안타 무득점, 8월 2일 8회까지는 단 3안타 1득점. 그토록 뜨겁던 롯데의 방망이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러나 야구는 단 하나의 이닝으로도 달라질 수 있는 스포츠다. 8월 2일, 경기 마지막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작된 롯데의 반격은 연속 안타로 이어지며 3-2 역전극으로 완성됐다. 단 한 이닝이 무기력한 17이닝의 흐름을 뒤바꿨고, 롯데는 그렇게 반등의 실마리를 잡았다.



그리고 8월 3일, 그 여운은 제대로 폭발했다.

롯데는 고척에서 열린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9-3으로 제압하며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경기 초반부터 쉴 새 없이 터지는 타선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뽑아내며 키움의 젊은 마운드를 두들겼다. 단숨에 9-0으로 달아난 롯데는,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가며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봉에 선 건 박세웅이었다. 후반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인 그는 이날도 7이닝 8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11승째를 챙겼다. 초반 대량 득점과 안정적인 선발 투구, 두 가지 축이 완벽하게 맞물리며 이긴 경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위닝시리즈가 중요한 이유는, 그저 2승 1패의 기록 때문만은 아니다.

롯데는 이 시리즈에서 심리적 위기를 극복했다. 3연전 첫날 무득점 완패를 당한 뒤, 이틀째도 경기 막판까지 끌려다녔다. 누구나 3연패를 예상하던 그 시점, 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단 하나의 이닝을 통해 흐름을 되찾았고, 이튿날엔 경기 전체를 지배했다. 이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 팀의 선두권 추격 의지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김도영이 1군에 돌아왔다. 뉴스1
김도영이 1군에 돌아왔다. 뉴스1

KIA 타이거즈 아담 올러.뉴스1
KIA 타이거즈 아담 올러.뉴스1

이제 롯데는 다시 사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다리는 상대는 바로 KIA 타이거즈다. 지난 부산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던 KIA는 복수혈전을 벼르고 있다. 김도영의 1군 복귀, 네일과 올러의 등판 예고는 KIA의 전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롯데는 무너질 기로에서 일어섰다. 고척에서 단 하나의 이닝으로 되살아난 팀 분위기, 박세웅의 안정감, 젊은 타자들의 응집력은 분명히 말하고 있다.
롯데의 상승세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말이다. 고척에서 피워낸 작은 불씨는, 다시 사직의 함성 속에서 거대한 불꽃으로 타오를 준비를 마쳤다.
롯데의 선두권 추격, 이제 다시 시작이다.

경기 지켜보는 김태형 감독.연합뉴스
경기 지켜보는 김태형 감독.연합뉴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