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지금 생존경쟁에 직면해 있다. 다양한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사진)는 3일 "혁신을 하고 싶어도 혁신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토스인사이트는 토스 커뮤니티의 금융경영연구소로, 금융관련 정책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연구하는 곳이다. 손 대표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토스인사이트의 대표를 맡고 있다.
취임 당시 '혁신과 규제가 충돌하는 업계의 현장에서 절충점을 찾고 금융산업의 혁신과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만큼 손 대표는 "금융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재 인터넷은행은 의무적으로 중·저신용자에 일정 비중 이상의 대출을 해줘야 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규제까지 더해져 생존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부터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출범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를 설정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전체 신규대출 취급액 가운데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대출 비율을 30% 이상 채워야 한다.
손 대표는 "성장을 위해서는 대출 자산을 늘려야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맞추느라 여신 건전성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포용금융을 확대하자는 금융당국의 취지는 이해한다. 그렇다면 건전성이 우수하고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들도 이를 같이 이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지급결제 방식의 확산을 위해 법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손 대표는 기존 법 체계가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짜여 있어 새로운 결제방식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불합리한 구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온라인 결제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오프라인 결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각각 규율하면서 현실과 맞지 않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지급결제 수단이 등장할텐데 업권을 초월한 통합적인 지급결제 제도를 구축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토스인사이트의 첫 보고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금융권과 정보기술(IT)업계가 디지털자산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첫 보고서 주제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달에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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