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열 1위 11년 만에 방문
경제·외교·안보 심도 있는 논의
조선·방산 등 MOU 다수 기대
4대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도
韓 기업들 투자 파트너로 부상
경제·외교·안보 심도 있는 논의
조선·방산 등 MOU 다수 기대
4대 그룹 총수들과 연쇄 회동도
韓 기업들 투자 파트너로 부상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베트남 국가서열 1위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이 이달 10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방한이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은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국빈 방문한 응우옌푸쫑 전 서기장 이후 11년 만이다.
또럼 서기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인공지능(AI)·원자력발전·고속철도·조선·방위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경제협력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현재 북남고속철도, 닌투언 원전 등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조만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이 유력 주요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또럼 서기장은 또 베트남 투자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연쇄 회동도 진행한다. 국내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모두 베트남에 주요 해외 사업장으로 두고 있어 이 자리에서 베트남에 대한 추가 투자와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AI·고속철·원전·조선부터 한반도 평화까지…한베 관계 심화 논의
3일 외교가와 베트남 하노이 현지 취재를 종합하면 또럼 서기장은 오는 8월 10일부터 3박4일간 방한 일정을 진행한다. 다만 외교부와 베트남 외교부 모두 또럼 서기장의 방한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또럼 서기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CSP)' 관계 강화를 위해 정치, 경제, 외교, 안보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의 주제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단연 경제협력 분야다. 양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협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요 산업이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오른다. 일각에서는 △AI·반도체 △에너지 △고속철도 △디지털전환(DX) △조선 △방산 등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양국 대표단은 선언적 협력을 넘어서 10여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다.
산업계에서는 이 중 가장 핵심이 될 사업으로는 베트남 북남고속철과 닌투언 원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남고속철도 프로젝트는 하노이에서 호찌민시까지 총길이 1541㎞를 시속 300㎞의 고속철도로 잇는 사업으로 2027년 착공, 2035년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국내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중국·일본·프랑스는 정상들이 직접 베트남을 찾아 수주에 전력하고 있고, 베트남 현지 기업도 속속 참여를 선언하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어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또럼 서기장의 취임축하 전화통화에서도 고속철도사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베트남 특사단의 친서에도 이 사업에 대한 언급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져 또럼 서기장의 방한이 사업 수주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닌투언 원전도 초미의 관심사다. 닌투언 원전은 지난 2016년 사업 추진을 중단한 후 이번에 재개되는 것으로 당시 러시아(1호기)와 일본(2호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가 사업 재개를 선언한 후 아직 사업자 선정 단계여서 구체적인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서기장의 방한에 앞서 일본 측에 사업 참여 여부에 대한 확답을 요청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일본이 닌투언 2호기 사업을 포기한다면 한국전력을 비롯한 '팀 코리아'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아울러 두 기의 원전 외에도 중부 원전 등 베트남 정부가 원전 확대를 공언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주요 원전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제협력 외에 한반도 평화를 비롯한 외교·안보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럼 서기장은 지난주 이 대통령의 베트남 특사단이 예방했을 당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베트남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11년 전처럼 JY와 회동하나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도 재계 총수들과의 연쇄회동도 점쳐진다. 앞서 11년 전 응우옌푸쫑 전 서기장은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회장과 만났었다. 응우옌푸쫑 전 서기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이 호찌민 동부에서 추진하는 가전공장 설립을 위한 승인서를 전달했다. 응우옌푸쫑 전 서기장은 이재용 회장 외에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도 만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최고지도자들이 경제성장과 첨단산업 진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이 제조·생산을 넘어서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방한 일정에서 주요 재계 총수들과 연쇄회동을 통해 '윈윈'할 방안 모색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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