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
"단편적인 금융지원으로는 소상공인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 소상공인을 성장의 주체로 인식해 자금·경영·투자·사회안전망까지 모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속되는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인상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더딘 가운데, 서울시가 최근 '하반기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소상공인이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157만 소상공인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공배달앱 '서울배달+땡겨요' 활성화 △사회안전망 3종 도입 △소상공인 전용 투자펀드 신설 △중소기업육성자금 확대 및 금리인하 △서울신용보증재단 조직개편 등 5대 핵심 정책으로 구성했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사진)은 3일 "오는 하반기 내 약 300억원 규모의 배달전용상품권을 발행한다"며 "배달전용상품권을 이용하면 민간 배달앱 대비 15% 이상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중구에서 자체 배달 서비스 '땡배달'을 시범 운영 하고 있다. '땡배달'은 배달기사와 소비자, 가맹점을 직접 연결한다. 배달비를 무료 또는 90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7월부터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서울배달+가격제'에 농림축산식품부의 소비쿠폰까지 더해지면 소비자 혜택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국장은 "'서울배달+땡겨요' 입점 가맹점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서울배달상생자금을 조성해 저금리 융자를 지원한다"며 "단순히 판로 확대에 그치지 않고, 금융지원까지 병행해 참여 가맹점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도입한 '소상공인 더성장펀드'도 5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창의성과 확장 가능성을 갖춘 유망 소상공인을 '기업가형'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지역 상권을 이끄는 음식·서비스업 등 생활 밀착 업종의 핵심 점포나, 창의적 아이디어를 보유한 혁신기업가형 소상공인 약 50개 업체를 선정, 1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펀드를 운용할 민간 펀드 운용사를 모집 중이며, 하반기 중 운용사 선정을 마친 뒤 조합 결성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투자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융자나 보증 중심의 간접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민간 자본을 활용한 성장형 직접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단순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크라우드펀딩, 판로개척, 마케팅 등 후속 사업과 연계한 입체적 지원으로 기업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서울신용보증재단을 전면 개편해, 전 지점을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로 전환했다. 기존 금융 중심 기능에서 경영, 창업, 마케팅, 디지털 전환까지 아우르는 '소상공인 종합병원' 모델로 전환한 것이다.
이 국장은 "소상공인이 다시 도전할 수 있어야 진짜 회복이고, 시장에서 자립할 수 있어야 진짜 성장"이라며 "소상공인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각오로,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현장 밀착형 정책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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