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 vs 손흥민 이벤트전 무려 6만 관중 운집
"손흥민 없으면 EPL 보는 의미 없어"
"손흥민 없으면 EPL 보는 의미 없어"
[파이낸셜뉴스] “마지막이니까요. 이 장면은 꼭, 기억하고 싶었어요.”
2025년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을 보기 위해 6만여 명의 관중이 상암벌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단지 경기를 보기 위해 온 것이 아니었다. 단 한 사람. 손흥민. 그의 마지막 토트넘 유니폼을 기억하기 위해, 고별의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팬들이 절대 다수였다.
전날, 손흥민은 공식적으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그리고 유럽 축구 무대에서 한 시대를 장식한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서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입는 무대가 되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서울은 요동쳤다. 오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주차장은 이미 ‘만차’. 주변 도로는 주차장처럼 차량으로 가득 찼다. 팬들은 마킹된 흰색 토트넘 유니폼, 붉은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손흥민 고별전’을 기념했다.
한 축구팬은 “손흥민 덕분에 EPL 전체에 빠지게 됐다”며 “이제는 EPL을 계속 볼 이유가 있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장에는 손흥민의 마지막을 함께하겠다는 가족 단위 팬들도 눈에 띄었다. 손흥민 유니폼을 입은 엄마, 뉴캐슬 유니폼을 입은 아빠, 그리고 두 구단 유니폼을 반반씩 리폼한 아이도 눈에 띄었다.
오후 6시 30분, 손흥민이 인터뷰를 위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상암벌은 터질 듯한 환호로 답했다. 경기 시작 40분 전, 토트넘 선수단과 함께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석을 향해 양손을 흔들었고, 팬들은 이름을 부르며 그를 뜨겁게 맞이했다.
그리고 마지막, 전광판에 선발 라인업이 뜨고 ‘SON HEUNG-MIN’이라는 이름이 소개되자, 6만 명의 함성이 상암을 흔들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부른 마지막 서곡이었다.
이날 경기는 단지 한 명의 축구선수가 떠나는 경기가 아니었다. 한국 축구를 넘어 아시아 축구의 상징이자, 수많은 이들의 시간과 추억을 함께한 한 이름이 마지막으로 ‘그 유니폼’을 입고 걷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억하고자 한 6만 명의 팬들이, 상암벌을 메우고 있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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