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베트남사무소장 김진철
동남아의 떠오르는 국가 베트남이 최근 예상보다 빠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성장동력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베트남은 아직 2명의 노동인구가 1명의 가족을 부양하는 이른바 '황금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의 출산율 하락 및 평균수명 연장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중이다.
베트남 통계청 2024년 인구 및 주택조사 결과에 따르면 24년 4월1일 기준 베트남 인구는 1억111만명으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0.99%(490만명)씩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19년 기간동안 평균 1.22%씩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율이 0.23%p 감소했다.
인구 구조를 좀 더 살펴보면 도시 인구는 3859만명(38.2%), 농촌인구 6251만명(61.8%)으로 아직도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가 많은 전형적인 농업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구의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99.2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도시지역(남성 96.7명/여성 100명)은 여성의 성비가 월등히 높고, 농촌지역(남성 100.7명/여성 100명)은 남성의 성비가 높다. 여성의 사회진출 비율이 상당히 높은 베트남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하노이 시내의 대형 건물에 입주한 회사들 대부분이 여성인력이 더 많은 편이다. 또 15~64세 인구 비율은 67.4%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반면 15세 미만은 23.3%, 65세 이상은 9.3%로 노동가능 인구 2명이 가족 1명을 부담하는 황금인구구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도 줄어들고 있다. 반면 평균수명은 갈수로 늘고 있어 베트남 인구구조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베트남 젊은 층의 평균 초혼연령은 27.3세(남성 29.4세, 여성 25.2세)로 2019년 비해 2.1세 증가했다. 특히 도시 여성의 결혼연령은 26.8세로 농촌지역 여성의 24.1세보다 2.7세 높았다.
2024년 출산율은 1.91명으로 2023년 1.96명에 이어 대체출산율(2.1명/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출산율)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도시지역의 출산율은 1.67명으로 농촌지역 출산율 2.08명과 비교할 때 격차가 상당히 벌어지고 있다.
기존 인구의 고령화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의료시스템의 발전과 노인들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 등으로 평균 수명은 74.7세로 2019년 비해 1.1세 높아졌다. 그 결과 고령화지수(15세 미만 인구 100명에 대한 60세 이상의 인구 비율)는 60.2%로 2019년 대비 11.4%p가 높아졌으며 2014년 대비로는 무려 16.9%p 증가했다. 60세 이상 노인수는 1420만명으로 2019년 대비 280만명, 2014년 대비 470만명 증가했다. 베트남 학계에서는 2030년에는 이들 인구가 약 18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사회의 인구구조를 UN이 정한 인구 고령화 단계에 대입해보면 베트남은 현재는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7%)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14%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단기적으로 노동구조 변화를 야기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보험 및 복지비용 지출 확대 등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베트남 정부도 각종 출산장려정책의 시행, 고령 근로자의 효율적 사용에 관한 정책 개선, 다양한 사회보험제도 정착 등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기인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 UN이 정한 인구 고령화 단계 :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7%) → 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14% 이상) →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비중 2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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