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편 (4) NH농협은행 뉴욕지점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강화 이후
순익 매년 늘어 작년 86억 달성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 참여
양키CD 발행해 자금조달 다변화
내부통제·리스크 관리 강화 이후
순익 매년 늘어 작년 86억 달성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등 참여
양키CD 발행해 자금조달 다변화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금융당국의 일부 제재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뒤에야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섰다. 내부통제도 높은 수준으로 갖췄고,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농협은행 김준현 뉴욕지점장은 4일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이제는 이 같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며 "농협은행 해외 지점의 맏형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미국,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등에 지점 7개, 법인 2개, 사무소 2개의 국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뉴욕지점은 농협은행의 첫 해외 거점이다.
뉴욕지점은 2023년부터 11억원 순이익을 냈고, 지난해에는 8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71억원의 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점장은 "일회성 순이익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라고 전했다.
현재는 투자은행(IB) 분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몇 건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지난 5월에는 인수금융에 7000만달러 규모로 참여했다. 김 지점장은 "한국기업이 미국기업을 인수합병 한 후 리파이낸싱하는 작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미국에서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가장 최근에는 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김 지점장은 "우량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IB팀을 중심으로 다양한 딜에 참여할 것"이라며 "한 쪽에 성장이 치중되지 않도록 데이터센터, 액화천연가스(LNG), 기업여신 등을 골고루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지난 2021년 IB데스크를 만들었고, 최근 인력을 보강했다. 현재는 IB 비중이 기업대출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기업대출도 농협은행의 강점을 살릴 계획이다. 김 지점장은 "한국에서 농협은행은 전국에 가장 촘촘한 영업망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에서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금융 지원을 본점과 원활하게 소통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최근 자동차부품 업체와 배터리 업체들이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련해 기업대출도 실제 성사시키고 있다.
현지 자금조달도 높이고 있다. 자금조달 경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최근 양키CD(미국 양도성예금증서) 발행하고 있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의 양키CD 발행금액은 지난해 1억5000만달러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3억8000만달러 규모를 발행했다.
농협은행 뉴욕지점은 지난 2013년 양키CD를 발행한 후 중단했다가 지난해부터 발행을 재개했다. 김 지점장은 "올해 6월 말까지 현지조달율을 약 24%까지 끌어올렸다"며 "현지조달율은 해외에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조달 라인을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짚었다.
농협금융 특유의 조직 문화도 자랑거리다. 현재 뉴욕지점은 총 24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8명이 한국 본점에서 파견된 인력이다. 미국 금융사들은 이직이 활발한데 반해 뉴욕지점은 이직률이 낮다. 이승윤 농협은행 뉴욕지점 IT센터장은 "한국의 농협 문화가 현지 직원들에게도 스며들어 장기 근무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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