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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주식시장 혼선 부르는 아마추어 정책 반복 안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4 19:40

수정 2025.08.04 19:40

장밋빛 전망보다 펀더멘털이 우선
투명한 소통과 일관된 정책이 중요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3.88%나 급락했던 지난 1일의 '검은 금요일' 충격이 끝나지 않았다. 전주에 벌어진 주가 폭락 사태를 단순한 일시적 조정으로 간주할 때가 아니다. 4일 코스피지수는 28.34p 오르며 안정된 듯하지만, 앞으로도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등 증시를 흔들 요인들은 여전히 잠복해 있다고 봐야 한다.

증시는 당분간 강한 경계감 속에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처럼 증시의 급변 가능성이 남아 있다. 불안한 시장심리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지수 5000 달성이 가능하다는 등의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가지수 목표치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투자 부추김일 뿐이다. 기세등등하던 주식시장이 세제개편안이라는 하나의 정책 변화만으로도 요동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펀더멘털이 견고하지 않은 상승장에서 시장 급변의 피해를 보는 건 개미투자자들이라는 점이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등락을 거듭할수록 정보력과 자본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심리가 시장을 지배해 왔다고 본다.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실질적인 성장동력 확보가 선행되지 않으면 풍부한 유동성이라도 언제든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릴 것이다. 근거 없는 기대심리가 아닌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시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시장과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적 안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재검토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정책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주주 기준을 둘러싸고 이견을 노출해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발언 자제령을 내리며 수습에 나섰지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당이 충분한 검토도 없이 섣부른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는 것도 비판받을 수 있는 문제다. 불확실한 태도는 시장 신뢰성을 훼손한다. 대주주 기준이나 양도소득세 등 핵심 제도들을 도입하려면 충분한 소통과 검토가 필수적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책은 혼란과 역효과를 반복해서 일으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이번 주 급변동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주식시장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도록 제도 정비에 힘써야 한다.
단기적 기대감에 매몰되지 말고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밸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장의 불안을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