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반려동물을 맹수 등 육식 동물의 먹이로 기증해달라고 요청해 논란이다.
4일(현지시간) B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르 동물원은 지난 1일 SNS에 "닭, 토끼, 기니피그 등을 육식동물의 먹이로 기증해 달라.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동물들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동물원 측은 "우리는 동물들에게 자연에 가까운 먹이 사슬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면서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낭비되지 않고 포식자의 자연스러운 영양, 웰빙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증된 동물은 숙련된 직원들에 의해 편안하게 안락사된 뒤 육식동물들의 먹이로 사용될 것"이라며 "기증자는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온라인상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누리꾼들은 "반려동물을 먹이로 제공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 "반려동물에 대한 무관심이 끔찍한 수준"이라고 비판한 반면, 다른 이들은 "자연의 먹이 사슬을 유지하려는 동물원의 노력"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올보르 동물원 부원장 피아 닐슨은 "우리 동물원에서는 수년간 육식동물에게 작은 가축을 먹이로 제공해 왔다"면서 "육식동물을 키울 때는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식단(고기, 털, 뼈 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이유로 안락사가 필요한 동물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라며 "덴마크에서는 이런 관행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매체에 따르면 덴마크의 동물원이 동물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코펜하겐의 한 동물원이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18개월짜리 어린 기린을 안락사한 후 사체를 사자들의 먹이로 공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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