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충격 속보. 고교 시절 최고 시속 160km 강속구를 뿌리며 '제2의 박찬호'를 꿈꿨던 심준석(21)이 결국 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방출됐다.
한때 KBO리그 전체 1순위를 예약했던 '천재'의 아쉬운 미국 도전기, 그 서글픈 종착역이다.
마이애미 구단은 지난 5일(한국시간), 산하 루키 레벨 마이너리그 팀인 FCL 말린스에서 뛰던 심준석에게 방출 통보를 내렸다. 덕수고 시절, 모든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침을 삼키게 했던 압도적인 재능의 소유자 심준석은 2023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과감하게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해외 진출 선언으로 '전체 1순위'의 행운은 한화 이글스로 넘어갔고, 이글스는 주저 없이 현재 팀의 든든한 마무리로 성장한 김서현을 지명했다.
심준석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금 75만 달러에 합의하며 화려하게 미국 땅을 밟았다. 피츠버그는 입단식까지 성대하게 열며 '미래의 에이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유리 몸'은 그의 발목을 사정없이 붙잡았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2021년 팔꿈치, 2022년 발가락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미국에서도 허리와 어깨 등 쉴 새 없이 잔 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피츠버그는 지난해 7월 마이애미와 트레이드를 통해 심준석을 떠나보냈다. 이적 후에도 지난 시즌 내내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그는 올 시즌 루키 리그에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치명적인 제구 문제를 노출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올 시즌 루키 리그 성적은 13경기 3패, 13과 3분의 1이닝 동안 16탈삼진을 기록했지만, 볼넷 23개, 몸에 맞는 공 8개를 포함한 무려 31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10.80이라는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야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제2의 박찬호' 심준석. 불과 3년 만에 그의 빅리그 꿈은 이렇게 허망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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