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대사증후군' 있다면 조기 치매 위험 70%까지 높아져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6 09:22

수정 2025.08.06 09:21

대사증후군 5가지 모두 해당, 위험 70%까지 복부비만, 고혈당, 중성지방 증가 등 요소들 체중 정상이더라도 대사 이상 있다면 관리必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한림대의료원 제공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한림대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조기 치매 발병 위험이 최대 7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특히 체중이 정상이어도 대사질환이 동반되면 오히려 비만군보다 치매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이민우 교수,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천대영 교수,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 순천향대학교 이정윤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40~60대 남녀 약 198만 명을 평균 7.8년간 추적한 결과, 대사증후군이 조기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임을 밝혀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혈중 중성지방 증가,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감소 등 5가지 요소 중 3가지 이상이 동반되는 상태다.

이들은 심장질환과 당뇨병,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과의 연관성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을 보유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기 치매 위험이 24% 더 높았다(HR 1.24, 95% CI 1.19~1.30). 특히 알츠하이머병 위험은 12%, 혈관성 치매 위험은 21% 각각 증가했다.

대사증후군 5가지 지표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에는 조기 치매 발생 위험이 70%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점은 정상 체중이라도 대사질환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오히려 단순 비만군보다 조기 치매 발생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체중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사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이 젊은 연령층에서도 치매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체중에 상관없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복부비만 등 대사 건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대사질환을 예방하면 조기 치매 위험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증후군의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사와 꾸준한 신체 활동을 권고한다. 채소, 과일, 통곡물, 생선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주 3~5회 이상 유산소·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인지기능 저하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이 단순한 대사질환에 그치지 않고, 뇌혈관 염증과 손상을 유발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 개선, 필요 시 전문의 상담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대사증후군과 조기 치매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Metabolic Syndrome and Young-Onset Dementia)’이라는 제목으로 미국신경학회(ANN) 공식 학술지 ‘Neur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