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5개월째 샤워 끊은 중학생 딸…"더러운 게 멋있잖아"

뉴시스

입력 2025.08.06 10:33

수정 2025.08.06 11:17

[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폭염 속에도 씻지 않으려는 중학생 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한 주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JTBC '사건반장'은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40대 주부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딸은 지난 3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샤워한 뒤 지금까지 5개월 넘게 씻지 않고 있다. 원래도 열흘에 한 번 정도만 씻던 딸은 지난해 11월 '안 씻는 사람들'과 관련한 기네스북 영상을 우연히 본 뒤 "더러운 게 멋있어 보인다"며 샤워를 완전히 끊었다.

A씨는 "딸이 워낙 마르고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이라 찝찝함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옷은 제가 매일 빨아주지만, 속옷은 열흘에 한 번 갈아입는다. 향수를 잔뜩 뿌려 몸에서 나는 냄새를 가리지만, 방에서 함께 자는 저로선 냄새 때문에 너무 괴롭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자고 일어난 침대에는 때가 한가득 쌓여 있어 A씨가 매일 한올 한올 주워 치운다. A씨가 "노숙자도 아니고 제발 씻으라"고 하면, 딸은 "안 씻는 게 개성이다. 엄마가 더러워하는 게 재밌다"며 웃어넘긴다.

A씨는 "그나마 다행인 건 세수, 양치, 머리 감는 건 매일 하고, 침 닿는 게 싫다며 국이나 반찬을 따로 덜어먹는 등 깔끔 떨기도 한다"며 "남편은 결벽증보단 낫지 않냐고 그냥 놔두라는데, 딸이 '나도 안 씻을 권리가 있다'며 당당하게 구는 게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박상희 한국열린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왜 그러는지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 우울증은 어른들과 다르게 반항, 무기력 등으로 나타나는데 내면에 있는 많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그런 거다.
우울증 증상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개성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아이의 경우 '나만의 세계에 있는다'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는 고립을 의미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이유가 있을 거다.
종합 심리검사를 받아 원인 파악에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dai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