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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수될수록 투명해지는 팩… 체험중심으로 고객 접점 키운다" [K스타일 웨이브]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6 18:58

수정 2025.08.06 18:58

마스크팩 새 기준 세운 김미화 뷰티셀렉션 CPO
부직포 대신 하이드로겔 형태 제작
시트 제거후에도 잔여물 거의 없어
출시 3년만에 누적판매 1억장 돌파
전체 매출서 ‘해외 비중 80%’ 차지
토너패드·앰플 등 기초라인도 강화
김미화 뷰티셀렉션 최고제품책임자(CPO). 뷰티셀렉션 제공
김미화 뷰티셀렉션 최고제품책임자(CPO). 뷰티셀렉션 제공

마스크팩은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이끈 대표적인 카테고리로 꼽힌다. 가격대가 낮고 사용법이 간단해 해외 소비자들이 처음 K뷰티를 경험하는 '입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기존의 시트형에서 하이드로겔, 앰플 타입으로 진화하면서 '효능 중심 K뷰티'라는 인식 확산에도 기여했다. 하이드로겔 구조를 전면에 내세운 바이오던스는 단일 품목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대표 제품인 '리얼 딥 마스크'는 출시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억장을 넘어 섰고, 현재까지 미국·일본·프랑스·호주 등 9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80%에 달한다. 마스크팩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바이오던스는 뷰티셀렉션이 전개하는 브랜드다.

6일 서울 강남구 뷰티셀렉션 본사에서 만난 김미화 바이오던스 창업자이자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마스크팩은 피부에 가장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이라며 "제형이 피부에 닿아 투명해지고 얇아지는 과정을 통해 실제로 흡수되고 있다는 걸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이오 콜라겐 딥 마스크는 흔한 부직포 시트가 아닌 하이드로겔 형태를 채택했다. 에센스를 시트에 적신 방식이 아니라 에센스를 고정한 겔 자체를 마스크로 구현해 피부에 직접 흡수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 후 시간이 지나면서 겔이 점차 투명해지고 얇아져 유효 성분이 피부에 스며든다. 시트 제거 후에도 피부 위나 시트에 남는 잔여물이 거의 없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바이오던스가 처음 제안한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형태는 이후 다수의 브랜드가 채택하면서 마스크팩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뷰티 브랜드에서 기본 라인업으로 출시하는 마스크팩 시장 안에서도 바이오던스가 자신만의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건 집요한 제품 설계와 테스트 과정 덕분이다. 제품 개발은 단지 연구·개발(R&D) 부서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사적으로 논의되고 시연된다. 김 CPO는 "겔의 농도, 탄성, 밀착력, 흡수 속도 같은 요소들을 몇 개월 동안 조율하고, 또 조율한다"며 "시간이 오래 걸려도 고객이 제품을 쓸 때 가장 먼저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득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바이오던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김 CPO는 "제품을 써봤을 때 정말 피부가 바뀌었다고 느낄 수 있어야 진짜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했다"며 "내부적으로도 전 직원이 사용해 보고 '정말 좋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출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의 제품 철학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CPO는 뷰티 전문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수 천개의 화장품을 직접 써본 '화장품 덕후'였다. 2013년 교통사고로 얼굴에 흉터가 남은 경험을 계기로 피부와 화장품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됐다. 김 CPO는 "흉터 치료가 목적은 아니었지만 피부가 예민해지면서 효과는 충분하면서도 자극은 덜 한 제품이 드물다는 걸 체감했다"며 "'피부는 곧 자존감'이라는 걸 알게 됐고, 좋은 제품은 구조 자체로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는 걸 고민했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오던스는 대표적인 콜라겐 라인 외에도 피부 고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 하이드로겔 기술을 토너패드, 앰플 등으로 확장해 기초 스킨케어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유통망도 다각화하고 있다.
국내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입점 채널을 넓혀가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세포라, 부츠, 왓슨스 등 체험 중심의 뷰티 전문 유통망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 중이다.

마스크팩이 여전히 K뷰티를 대표하는 제품군이라는 점에서 바이오던스의 전략은 현재진행형이다.
김 CPO는 "피부와 가장 가까이 닿는 제품이라 결국 제품력으로 설득할 수밖에 없다"며 "한 장의 마스크팩으로 신뢰를 얻는 브랜드의 경험이 반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집요하게 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