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 부과 7일 본격 시행
구조개혁·첨단산업으로 돌파해야
구조개혁·첨단산업으로 돌파해야
그럼에도 힘의 논리가 우선이라는 국제 역학 질서의 냉혹함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히려 우리는 이번 위기를 우리 경제를 도약시킬 기회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자면 남다른 지혜와 역동적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수출 경쟁을 벌이는 일본, EU 등과 관세 수준을 비교해 볼 때 한국은 같은 출발선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유리하지도 않지만 불리하지도 않은 조건이다. 한국 기업의 경영혁신과 정부의 역동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환경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정책이 불러올 후폭풍도 면밀하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당장 미국의 재정에 보탬이 되겠으나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과 소비자의 가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이 힘으로 얻은 이익이 도리어 자국 내 인플레이션과 미국 기업의 경쟁력 쇠락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도 있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에 발표할 품목별 관세 부과는 걱정되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해 "처음에는 약간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1년 뒤 150%, 이후 250%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품목별 관세가 추가되면 우리 기업에 실질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 부과 조치들이 우리 기업과 경쟁국에 미칠 영향을 비교우위 관점에서 냉철하게 따져봐야 한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새로운 공급망 사슬을 구축한다는 것이 핵심 목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중 강국 간의 충돌 속에서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실용주의 노선을 걸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당장 세계 무역질서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거대한 역사적 변곡점에 서게 된다. 지난 수십년간 지속된 관세를 통한 자국이익 보호라는 자유무역 체제가 퇴보하고,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룰로 대체되는 시점이다.
이처럼 기존 무역질서가 흔들리는 시점에서 새로운 시장 주도권을 잡는 절호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수동적 대응이 아닌 선제적 전략이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경제의 내부 정비부터 단단히 해야 한다. 경쟁력 떨어지는 낡은 산업의 대대적인 구조개혁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우선돼야 글로벌 시장의 선도자로 나설 자격이 생긴다. 아울러 글로벌 가치사슬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생산과 물류 전반의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트럼프발 관세 파동을 한 단계 도약할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