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김건희 여사, 7시간 첫 조사…'의혹 방대' 추가소환 불가피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06 21:36

수정 2025.08.06 21:36

헌정 첫 포토라인 선 前영부인
조서 열람 3시간… 9시경 귀가
특검, 발생시간順 조사 이어가
주가조작·공천개입·통일교 등
준비한 질문지 100쪽 거의 소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16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16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 사무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뉴시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불러 7시간의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헌정사 최초로 전현직 대통령 부인으로서 포토라인에 선 김 여사는 말을 아낀 채 특검을 빠져나갔다. 특검팀은 16가지 의혹의 중심에 서있는 김 여사에 대한 무리한 조사 대신 추가 소환을 하거나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확보 조치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6일 오전 10시23분부터 시작된 특검조사를 오후 5시46분께 마치고 조서를 열람한 후 오후 8시52분 귀가했다. 앞서 김 여사는 오전 9시32분께 사택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출발, 10시10분께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해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하얀 셔츠에 검은 재킷과 치마를 입고 검은 단화를 신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말을 아끼며 최대한 자세를 낮춘 모습이었다. 김 여사는 특검 출석 전 취재진을 만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할 말씀 있는가'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은 왜 받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하고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갔다. 김 여사는 조사 후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특검팀은 통상 진행하는 민중기 특검 및 4명의 특검보와의 티타임 없이 오전 10시23분 곧바로 조사에 돌입했다. 김 여사 측에서는 최지우·유정화·채명성 변호사가 입회했고, 특검 측에서는 부장검사급이 투입돼 치열한 공방전에 나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한문혁 부장검사가,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은 인훈 부장검사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수사를 이어온 담당 검사가 직접 대면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상 녹화는 김 여사 측에서 원치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사용하지 않고 조사에 임했다. 특검팀도 이를 인지하고 배려하며 조사는 순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시간순으로 벌어진 5가지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김 여사가 전주(錢主)로 지목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시작으로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과 인사와 현안 청탁을 했다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 순으로 진행됐다. 이 외에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60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아펠 목걸이 의혹'과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손실이 났다"고 발언한 윤 전 대통령의 '허위 사실 공표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갔다.

100쪽가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특검팀은 7시간23분여의 조사를 마쳤다. 김 여사의 컨디션을 고려해 특검팀은 오전과 오후 각각 10분과 30분의 휴식시간을 짧게 쪼개 넣었다. 김 여사가 점심시간 1시간을 비롯해 1시간가량의 휴식을 취한 것을 고려하면, 특검팀이 실제로 조사한 시간은 5시간 남짓에 불과하다. 시간이 촉박해 보였지만, 특검팀은 강도와 밀도를 높여 이날 준비한 질문을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특검팀은 향후 추가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6가지 중 핵심 5가지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지 못했을뿐더러, 만약 마쳤다고 하더라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나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 나머지 11가지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특검팀이 많은 혐의에 대한 속도감 있는 수사를 하고자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