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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아니다" "힘 없다"…前 영부인 김건희의 특검 진술

뉴스1

입력 2025.08.07 10:11

수정 2025.08.07 14:5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25.8.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25.8.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정재민 기자 = 전·현직 대통령 배우자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특검팀에 공개 소환된 김건희 여사가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첫 피의자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고가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 등 혐의에 대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모두 '사실이 아니다' '모른다'는 취지로 모두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명 씨가 일방적으로 보낸 것일 뿐 여론조사를 활용한 적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약속한 적도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여사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연락을 너무 많이 해와서 부담스러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계좌가 사용된 건 맞다'면서도 '빌려줬을 뿐 주가조작 사실은 알지 못했다', '오히려 손해만 봤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선 부인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통일교 현안 청탁 명목으로 전달한 6200만 원 상당의 영국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백, 샤넬 신발 등에 대해 "받은 적 없다"며 반박했다.

고가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에 대해선 "홍콩에서 모친 선물용으로 산 200만원대 모조품"이란 입장이다. 해당 목걸이는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디자인으로 진품 가격은 6200만원 상당이다. 최근 특검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오빠 김진우 씨 장모 집에서 모조품이 발견됐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기간 필요해서 잠시 빌린 것이고 위 목걸이가 오빠의 장모 집에서 발견된 경위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순방 때 착용했던 까르띠에 팔찌는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서울 종로 귀금속 거리에서 산 모조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10시 특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를 소환했다.

김 여사는 10분 늦은 10시 10분쯤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도착했다. 조사에는 채명성(연수원 36기)·최지우(39기)·유정화(42기) 변호사가 동행했다.

그는 건물 2층에 설치된 포토 라인 앞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며 두 번 고개를 숙였다.

"명품 목걸이와 명품 백은 왜 받은 건가" "해외 순방에 가짜 목걸이를 차고 간 이유가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며 답하지 않고 스피드게이트를 지나 12층 조사실로 이동했다.

김 여사는 약 5분간 피의자 대기실에 머문 뒤 10시 23분부터 곧장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는 조사 돌입 10시간 32분 만인 오후 8시 55분쯤 특검팀 사무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팀은 특검이나 4명의 특검보 등 지휘부와 예우 차원의 티타임이나 의례적인 인사 절차를 생략했다. 호칭은 피의자로 통일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해 김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보고 있다.
명태균 의혹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정치자금법 위반·위력업무방해·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건진법사 의혹엔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특혜 의혹,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방대한 만큼 추가 소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여사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거 인멸 등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르면 금명간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