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관세협상 잘 돼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 부담 덜었다"
성장률 1% 성장 달성 가능성 질문에 구윤철 "최선 다할 것“
구 부총리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을 방문해 이 총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뒤 첫 방문이다.
경제부총리와 중앙은행장의 면담은 국내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와 통화정책 수장 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상목 전 부총리도 취임 후 약 두 달 뒤인 지난해 2월 한은을 방문해 이 총재와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구 부총리는 이날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는 선배님이고, 늘 한국 경제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시는 존경하는 총재님”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 입장에서 협상이 잘돼서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며 “회의 전에 관세 협상이 잘못되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결과를 도출하셨다.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니 앞으로 잘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구 부총리와 이 총재는 구조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장기 성장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 우리 경제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실력을 키우려면 모든 경제 주체들이 협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재부가 아이템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하고, 혁신 아이템을 키우다 보면 노동생산성도 올라가고 투자도 늘어나며 기술도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한은 총재와 잘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도 “부총리님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구조조정을 하는 데 한은이 싱크탱크로서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면담에서 구 부총리와 이 총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 공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수장은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실제 경기는 잠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의 무역정책 등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완전히 달라지는 등 대내외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 부총리는 이날 또 인공지능(AI) 대전환, 초혁신경제 등 새 정부의 경제성장 전략을 설명했고, 한은이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정책 제언을 해주길 요청했다.
이 총재도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의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하며, 한은의 연구 역량 등을 활용해 이러한 방안을 수립하는 데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측은 거시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을 통한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최적의 정책 조합(Policy Mix)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면담 종료 후, 구 부총리는 부총리와 한은 총재·금융위원장·금감원장의 회의체인 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정례화와 관련해 “조직 개편에 따라 F4가 될지 F3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소통하고 원팀이 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런 측면에서 잘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1% 성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성장률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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