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57일 입원 끝에 5일 서거…국장 선포 돼
공산주의에서 민주정권 이행한 격변기의 대통령
루마니아 정부는 그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고 7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한 뒤 국장을 거행했다.
AP 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일리에스쿠 전대통령은 부크레슈티 시내의 아그리파 이오네스쿠 병원에서 지난 해 6월부터 57일 동안 폐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끝에 이날 오후 운명했다.
루마니아가 공산주의에서 민주정권으로 이행하던 1990년대 격변기를 주도한 이온 일리에스쿠는 1990~1992년, 1992~ 1996년, 2000년~2004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이번 국장 장례식에는 에밀 콘스타티네스쿠, 트라이안 바세스쿠 전 대통령들과 일리에 볼로잔 총리, 여러 명의 내각 각료들이 참석했고 장지에까지 가서 안장식에 참가했다.
일리에스쿠는 1989년 루마니아 공산 정권이 무너진 이후 1990년 치러진 첫 민주주의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1992년, 2000년 선거에서도 재선에 성공해 총 10년 넘게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그는 대권에서 물러난 뒤에도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다 2017년 이후 부터 대외 활동을 접었다. 2019년부터는 건강이 악화해 수술과 치료를 계속했다.
청년 시절 공산당에 뛰어들어 간부급으로 성장한 일리에스쿠는 1989년 독재자 차우셰스쿠 공개 처형을 끌어내며 동유럽 현대사 속 한 장면을 남긴 루마니아 혁명 당시 민정 이행을 주도하면서 이듬해 대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혁명 당시 숨진 1천100여 명 가운데 862명이 일리에스쿠 정권 출범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2018년 루마니아 검찰에서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는 혐의를 줄곧 부인해 왔지만 올해 1월에는 1990년 시위 진압 당시 탄광 노동자들을 투입해 폭력 사태를 키운 혐의로 다시 기소됐다.
그는 1991년 구 소련 붕괴 이전까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04년 대통령 재임 시절 루마니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가입시킨, 민주화 이후 첫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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