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MLS에서 손흥민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가 손흥민(LAFC)의 데뷔전을 두고 이렇게 선언했다. 미국 축구계가, 아니 MLS 전체가 손흥민 한 명에게 흔들린 하루였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브리지뷰의 시트긱 스타디움. 시카고 파이어와의 2025 MLS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단 29분 만에 시카고의 숨을 멎게 했다.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돌파로 수비수 카를로스 테란을 무너뜨렸고, 이 장면이 동점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MLS 공식 홈페이지는 경기 직후 메인 화면을 손흥민 사진으로 도배했다. 제목은 “강렬한 데뷔! 손흥민, LAFC에 즉각적 영향”이었다. 기사 첫 문장은 아예 “MLS에서 손흥민 시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였다.
MLS는 “아시아 최고의 축구 스타가 이적 사흘 만에 시카고의 만원 관중 앞에서 데뷔했다”며, “눈 깜짝할 새 바람의 도시로 날아와 경기 하루 전 출전 허가를 받고, 후반 16분 그라운드에 섰다”고 데뷔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존재감을 각인시켰다”고 극찬했다.
현지 분위기는 그야말로 ‘흥민 앓이’였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시카고 홈팬들 사이에서 LAFC 원정 응원석이 들썩였다. 한국 국가대표, 토트넘,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자리마다 보였고, 손흥민이 입장하자 마치 홈경기처럼 함성이 터졌다. 일부 팬들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눈물을 훔쳤다는 전언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MLS가 이토록 전율한 순간이 있었나 싶다. 손흥민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역사가 됐다”며 과장에 가까운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ESPN은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이 왜 특별한지 단 29분 만에 증명했다”고 썼다.
LAFC 유니폼에 몸을 담은 지 고작 사흘, MLS 무대에 발을 딛은 지 29분. 하지만 미국 언론은 벌써 ‘손흥민 시대’를 외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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