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韓, GDP 대비 국방비 3.8%로 올려야"…‘정치적 성명’ 요구한 美 문건 공개

이종윤 기자,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0 18:25

수정 2025.08.10 18:25

주한미군사령관 "미군 변화 필요"
李 대통령 전작권 등 입장에 주목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령관도 겸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령관도 겸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해 한국의 '정치적 성명' 발표를 우리 정부에 요청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사령관도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10일 정치권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압박 속에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한미군 역할 변경과 연관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국방비 인상 등에 대한 입장을 공개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미국이 한국에 '정치적 성명'을 요구하는 초안 문건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 지난 9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WP는 미국 측이 작성한 초기 초안에 "대북 억제를 계속하는 동시에 대중국 억제를 더 잘하기 위해 주한미군 태세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명을 한국이 발표할 것"이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양국이 지난달 말 가진 관세협상 과정에서 한국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약 2.3%에서 3.8%로 증액하기를 원했다고 함께 전했다.

주한미군 내에서도 역할 변경 움직임이 포착됐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에서 열린 국방부 기자단과 첫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북핵 위협과 러시아와 중국 등 정세 변화로 한미동맹 현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했다. 다만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시기는 "합의된 조건들을 충족하지 않은 체 서두를 경우 한반도 안보태세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러시아, 북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입장이 주목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