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검은 금요일' 딛고 3200선 사수한 코스피, 이번 주는 '박스권' 전망

뉴스1

입력 2025.08.11 05:55

수정 2025.08.11 05:55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32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세제 개편안 충격으로 인한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지만, 추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모멘텀이 부족해 이번 주는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추격매수보다는 저평가된 실적주나 정책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4~8일) 종가 기준 3119.41에서 3210.01로 90.6포인트(p)(2.90%) 상승했다.

코스피는 이달 1일 세제개편안 충격에 3245.44에서 3190.45까지 3.88% 추락한 뒤 한 주 내내 급락분 만회에 주력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피는 지난 30일 3227.68(종가 기준)까지 회복했으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소폭 하락했다.

한 주 동안 증시 회복을 이끈 것은 외국인 매수세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를 4823억 원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990억 원, 7514억 원을 순매도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증권거래세 인상과 대주주 기준 강화 등 세제 개편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으나, 정치권에서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낙폭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대미 관세 협상 타결로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되고, 한·미 조선 협력 소식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도 증시 반등을 거들었다. 미국 7월 고용보고서 발표 후 고용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인사의 사임에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연내 세 차례 인하 기대도 커졌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지수를 크게 움직일 만한 정책·지표 발표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예상치를 3100~3280포인트로, 대신증권은 3100~3300선으로 제시했다.

이번 주는 숨고르기 장세 속에서 업종·종목별 순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행 중인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라 투자심리가 옮겨가고, 8월 중·하순 예정된 새 정부 경제성장 전략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번갈아 유입되면서 종목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상법·세제 개편안 관련 논의도 주목된다.

다만 내주 미국 경기 불확실성이 부각될 경우,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2일에는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미·중 상호관세 유예 만료가 겹친다. 물가 지표가 상승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유예 연장에 실패해 관세 협상 불확실성까지 더해질 경우 경기 불확실성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증권가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그간 시장을 주도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기보다, 저평가 종목이나 정책 모멘텀을 가진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현재 코스피는 평균 수준보다 약간 높은 상태로, 크게 하락하기도 상승하기도 어렵다"며 "최근에 많이 오른 종목을 따라 사기보다는, 아직 주목받지 못했지만 실적이 좋고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이 부장은 △자동차 △건강관리 △반도체 △소프트웨어 △이차전지(2차전지) 소재 △철강 △소매·유통 업종을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리스크 요인은 상존하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와 같은 정책에 따른 주가 모멘텀은 여전하다"며 "내수 소비와 관광 특수에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종에 주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