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시형 엔터테인먼트 허브' 변신 나선 도쿄돔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1 08:47

수정 2025.08.11 08:47

미쓰이부동산 편입 5년째
대규모 리뉴얼로 코로나19 이후 V자 회복·사상 최대 이익
경기장 DX화·메인 비전 설치, 신극장·VR·사우나·푸드코트 등 콘텐츠 강화
2500여 협력사 네트워크 활용, 아레나·상업시설 연계 확대
지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도쿄돔 경기장에 도열해 있다. 뉴스1
지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도쿄돔 경기장에 도열해 있다. 뉴스1

【도쿄=김경민 특파원】 도쿄돔이 '도심 속 엔터테인먼트 거점'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미쓰이부동산 그룹에 편입된 지 5년째를 맞아 300억엔(약 2830억원)을 들인 대규모 리뉴얼로 코로나19 위기에서 빠르게 반등,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야구·공연·쇼핑·레저가 한곳에 모인 복합 공간을 미래 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도쿄돔은 뛰어난 입지와 브랜드 인지도에도 시설 노후화와 투자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2020년 홍콩계 행동주의 펀드가 '보물을 썩히고 있다'며 비판했지만, 2021년 미쓰이부동산이 약 1200억엔에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지분은 미쓰이부동산이 80%, 요미우리신문그룹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취임한 기타하라 요시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유일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티'를 비전으로 내걸고 투자에 속도를 냈다. 경기장에는 무현금결제·티켓리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폭 126m의 일본 내 최대 메인 비전과 조명·음향이 연동된 연출을 더했다. 또 신극장, 가상현실(VR) 체험시설, 프라이빗 사우나, 고급 푸드코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충했다.

미쓰이부동산의 상업·스포츠 개발 노하우도 녹아들었다. 2500여 협력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장을 유치하고 돔과 놀이시설을 잇는 대형 계단,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잔디광장 등을 마련했다.

2025년 3월기(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577억엔, 순이익은 2% 늘어난 89억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타하라 CEO는 "삼진 당하더라도 풀스윙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외부 엔터테인먼트 인재를 적극 영입해 글로벌 협업과 신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핵심 전략은 디지털 전환(DX)이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서비스·상품을 제공해 전 세계 고객을 확보하고, 고라쿠엔홀 경기 원격 관람과 상품 구매가 가능한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2023년부터 웹(Web)3·XR 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enXross'를 운영하고 있으며 11월에는 DX 관련 기업 전용 코워킹스페이스를 개설해 실증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개장 40년 가까운 돔 구장과 60년 넘은 고라쿠엔홀 건물은 개·보수나 재건축이 불가피하다.
기타하라 CEO는 "지금은 미래 구상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라며 장기적인 투자 의지를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