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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서만 보던 ‘세마도’… 321년 만에 세상 밖으로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1 18:48

수정 2025.08.11 18:48

이달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서
공재 윤두서의 1704년作 공개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현전하는 말 그림 중 제작 연도가 기록된 가장 오래된 사례로 꼽히는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가 오는 30일 개막하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321년 만에 일반인에게 전격 공개된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조선 후기 대표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진본을 321년 만에 최초로 일반인에게 전면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사무국에 따르면 '세마도'는 현전하는 말 그림 중 제작 연대가 기록된 기년작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다. 왼쪽 상단에 '갑신유월일제'라고 쓰여 있어 37세(1704년)에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말 그림의 초기 기량을 가늠할 기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말을 매어두고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 명의 관리와 강에서 말을 목욕시키는 마부를 소재로 한 이 그림은 현전하는 공재의 말 그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오른쪽 상단에는 '공재지기'라는 주문인이 찍혀 있으며 왼쪽 관서 밑에는 '청구자'와 '효언'(윤두서의 자)이 날인돼 있다. 하단부 중앙에 위치한 바위 표현은 조선 중기 절파화풍을 계승했지만 소재와 필치는 중기 화가들이 그린 말 그림과 전혀 다른 중국풍의 세마도 유형이다.


'세마도'는 그동안 학계 논문이나 도록에서 일부 이미지로만 소개되며 보존 상태조차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수묵 회화다. 이번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공개를 통해 학술계·미술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전시를 통해 수묵비엔날레가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수묵 예술의 철학과 문화적 깊이를 재조명하고 지역민과 예술인, 국내외 관람객이 함께하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