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액 요청, 경영책임 회피" 비판
[파이낸셜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내 면세업체들이 요구하는 임대료 감액 요청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재표명했다. 임대료 조정 사유에 해당되지 않을뿐 아니라, 과다 투찰에 대한 경영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라는 판단이다. 이를 수용할 경우 경쟁입찰의 기본 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인천공항 임대료는 2023년 7월 여객수 연동 방식으로 변경됐다. 인천공항 전체 출국객 수에 여객 1인당 임대료를 곱해서 산정·지급하는 방식이다. 지난 6월 인천공항 출국객(296만7449명)을 기준으로 두 회사가 매달 인천공항공사에 각각 지불하는 임대료는 34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공항 면세점 월 매출을 600억∼650억원으로 추정하는데, 사실상 매출의 절반 이상을 월세로 내는 셈이다. 이에 신라·신세계는 '철수'와 '셧다운' 등 배수진을 치고 임대료 감면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들의 임대료 인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신라·신세계는 경영적 판단에 따라 최저수용금액 대비 투찰률 160%가 넘는 임대료를 제시해 10년간 운영권을 낙찰 받았다"라며 "고가 투찰로 사업권을 획득한 뒤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는 것은 입찰 취지와 공공성, 기업의 경영책임을 회피하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또 "입찰 당시 언론에서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들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선에서 입찰가를 제시했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라며 "계약기간 10년 중 고작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임대료 감액을 요청하는 것은 과다 투찰에 대한 경영책임을 회피하고 공항공사에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것이 본 사안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DF5 구역을 운영 중인 현대면세점은 올해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293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면세점은 입찰 당시 여객 1인당 임대료로 최저수용액(1056원)보다 소폭 높은 1109원을 써냈다.
공사는 임대료 감액시 법적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법률자문(율촌·화우) 결과 면세업체가 조정 신청 근거로 제시한 민법 628조의 차임감액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정에 응할시 △배임 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소지 △수익을 내고 있는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 △지난 입찰의 공정성 훼손 △향후 입찰에의 부정적 영향 등이 있다는 의견을 받은 것이다.
사업자 요구대로 법과 원칙을 어긋나 임대료 감액을 수용하면 경쟁입찰에서의 의도적 높은 투찰가로 사업권 낙찰을 받은 뒤 사후 조정하고자 하는 사례가 늘어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공사 관계자는 "국가계약법에 의해 엄중히 준수돼야 할 계약절차의 공정성이 심각히 훼손될 뿐 아니라, 사회적 약속인 공개 경쟁입찰의 기본 질서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이같은 사항을 종합 고려해 면세사업자들이 제기한 임대료 조정요청에 대하여 '미수용' 입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