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사면’ 윤미향의 “고맙습니다”…이용수 할머니 측은 '침묵'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2 10:07

수정 2025.08.12 13:27

요약문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에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윤미향 전 의원이 포함됐다.

이용수 할머니를 지원하는 대구 시민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윤 전 의원의 복권과 관련해 이 할머니의 별도의 입장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엄창옥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이사장도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 및 복권 대상자에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윤미향 전 의원이 포함됐다.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윤미향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83만6687명에 대해 15일 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면에는 문재인·윤석열 정권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아 형이 확정됐던 여권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는데, 윤 전 의원의 이름도 이 명단에 올랐다.

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광복절 특사를 통한 사면·복권이 결정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전 의원은 앞서 광복절 특사 관련 논란에 대해 “법률상 김복동 할머니의 상속인은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이었다”며 “정의연이 다 가졌으면 되는데 다른 곳에 기부한 게 문제라는 억지 판결로 1심의 무죄를 2심에서 유죄로 돌렸다”고 억울함을 주장한 바 있다.

윤 전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으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한 이력을 내세워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후 같은 해 5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윤 전 의원에 대해 “30년 동안 할머니들을 이용해 먹었다”고 폭로하면서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후원금 횡령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으나, 재판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면서 국회의원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쳤다. 현재는 집행유예 상태다.

윤 전 의원의 비위 의혹을 처음 폭로한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운동가 이용수 할머니 측은 침묵 중이다. 이 할머니를 지원하는 대구 시민단체인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은 같은날 뉴스1에 "윤 전 의원의 복권과 관련해 이 할머니의 별도의 입장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정신대할머니 시민모임 "공식 입장 없다"

엄창옥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이사장은 "시민모임 차원에서도 윤 전 의원 사면·복권과 관련해 입장문이나 논평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2019년 6월 1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코소보 내전 생존자인 바스피예 크라스니치-굿맨이 '제2회 김복동평화상'을 수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미향 당시 정의연 상임대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바스피예 크라스니치-굿맨, 이용수 할머니. © News1 /사진=뉴스1
2019년 6월 19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9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코소보 내전 생존자인 바스피예 크라스니치-굿맨이 '제2회 김복동평화상'을 수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미향 당시 정의연 상임대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바스피예 크라스니치-굿맨, 이용수 할머니. © News1 /사진=뉴스1

이 할머니의 측근인 대구의 한 인사 역시 "윤 전 의원 사면과 관련해 이용수 할머니를 정쟁의 중심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윤 전 의원 사면과 관련해 의견을 묻는 것도 할머니 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라고 우려했다.


한편 윤 전 의원을 포함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백원우 전 대통령실 민정비서관, 최강욱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 조 전 대표의 아내 정경심씨, 심학봉 전 의원, 홍문종 전 의원 등이 사면·복권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