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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70세 이상 운전자 시력검사·치매검진 의무화…불합격 시 면허 취소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2 10:58

수정 2025.08.12 10:58

英 "60세 이상 운전자 사고, 2010년 이후 47% 증가"
해외 고령 운전자.게티이미지뱅크
해외 고령 운전자.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영국이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시력검사와 치매검진을 실시해 기준 미달 시 운전면허를 박탈하는 법안을 올해 가을에 도입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영국 정부가 70세 이상 운전자의 의무 시력검사 등 내용이 담긴 도로 안전 법규 개편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현행 영국 교통법에 따르면, 70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하고 사진을 새로 제출해야 한다. 또 면허 갱신 시 시력에 문제가 있을 경우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운전면허청에 신고하도록 권장 받아왔다.

그러나 고령 운전자 증가와 함께 관련 교통사고가 늘어나면서, 보다 강력한 규제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에서 60세 이상 운전자가 사망·중상자 발생 교통사고에 연루된 사례는 2010년 이후 47%나 증가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가 3년 주기의 면허 갱신 조건에 시력검사와 치매검진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매년 1600명이 도로에서 사망하고 수천명이 중상을 입어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연간 20억파운드(약 3조74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우리 노동당 정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도로 안전 전략을 발표해 법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도로 질서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추이.파이낸셜뉴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추이.파이낸셜뉴스
한편 한국도 지난해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참사 이후 고령 운전자 안전 논란이 재점화돼 '조건부 면허' 대상을 고령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조건부 운전 면허 제도는 고령자를 운전대에서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이지만, 고령자의 이동권 보장 문제, 노인 혐오 조장 우려 등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혀 논의가 중단됐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