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한은에서 25조3000억원을 일시 차입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6월에 빌린 17조9000억원까지 고려하면 누적 대출금은 43조2000억원이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은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제도다.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많이 사용할수록 돈 쓸 곳(세출)에 비해 걷은 세금(세입)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대출받는 일이 잦다는 의미다.
올해 1~7월 누적 대출은 11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05조1000억원)보다 8.4%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90조5000억원), '세수 펑크'가 심했던 2023년(100조8000억원)을 웃돈다. 총 84회에 걸쳐 역대 최대 규모인 173조원을 일시 차입한 2024년과 비교하면 7개월 만에 지난해 누적 차입금의 65%를 넘어선 것이다.
정부는 올해 △1월 5조7000억원 △2월 1조5000억원 △3월 40조5000억원 △4월 23조원 △6월 17조9000억원 △7월 25조3000억원 등을 한은에서 빌려 썼다. 대통령 선거 직전인 5월에만 대출과 상환이 모두 중단됐고, 나머지 기간에는 매월 대출이 반복됐다.
정부는 세제개편을 통해 다방면으로 세수 확충에 나섰지만 적극적인 재정 확대로 당분간 일시적인 부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한은 대출은 불가피해 보인다. 2023~2024년 2년 연속으로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올해 세수 결손 추정 규모로 10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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