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소비쿠폰 31조 풀어도… 올 0%대 성장전망 유지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2 12:00

수정 2025.08.12 18:31

KDI, 8월 전망치 0.8%
소비 부양책에 민간소비 1.3%↑
건설투자 회복 더뎌 3.9%p 하향
수출 턱걸이…내년에는 0% 수준
이재명 정부 첫해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0%대 경제성장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5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을 1.6%에서 0.8%로 대폭 낮춘 전망치를 그대로 둔 것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31조원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 중이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여파 등 내수와 수출이 기대보다 살아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KDI는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에서 "건설 투자 부진에 주로 기인해 올해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5월 상반기, 11월 하반기에 정례적인 경제전망을 한다. 3개월 정도 경제상황을 반영해 2월과 8월에 전망치를 조정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건설투자 부진 장기화가 성장률을 내린 주요 요인이 됐다"며 "2차 추경에 따른 민간소비 진작과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의 상승 요인인데, 상·하향 부분이 비슷해지면서 (기존 5월 전망치) 성장률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집행으로 내수 소비는 조금 회복되겠지만, 계속되는 건설경기 악화와 투자 부진이 성장률을 갉아먹었다는 얘기다.

민간소비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1.3%, 1.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금리 하락세와 소비 부양책 등의 영향을 받아서다. 정 실장은 "(추경이) 전부 소비 증가로 이어지진 않고 일부만 올라간다"며 "추경이 연간 성장률을 대략 0.1%p 정도 상향 조정했다. 반면 추경 규모는 GDP 0.1%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KDI는 2차 추경을 반영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5월 대비 0.2%p 올렸다.

수출은 간신히 플러스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와 내년 각각 2.1%, 0.6%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지난해(6.8%)보다 크게 둔화된 전망치다. 올해는 미국 관세발 선제 주문과 가수요가 몰려 버티기는 하지만, 내년에 관세가 본격화하면 우리 주력제품 수출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KDI는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제품 수출은 올해 1.2%, 내년 0.2%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가 지속된다. 올해 1060억달러, 내년 91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990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최근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의 실효 관세율도 KDI 상반기 전망치(5월 기준 16.4%)와 크게 다르지 않은 17.7%의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건설경기 부진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정상화가 지체되고 대출규제 강화,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여파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건설투자 회복을 한층 더디게 하고 있다. KDI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5월 대비 3.9%p 낮춘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투자는 올해 8.1% 줄어들다가 내년에 건설수주 회복 등이 반영돼 2.6%로 반등할 것으로 봤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