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노년층 회전근개파열, 방치하다간 인공관절수술까지[100세 시대 건강 설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3 10:32

수정 2025.08.13 10:31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바른 진단과 조기치료 핵심
노년층 대상 역행성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 '효과'
여우진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여우진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파이낸셜뉴스] 주부 최모씨(70대 중반)는 어느 날 갑자기 우측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어 더 당황스러웠다.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팔을 들어올리기조차 힘든 상태가 되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회전근개파열'로 이미 파열된지 오래돼 인공힘줄이식술을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 치료를 더 미루면 어깨 관절이 돌이킬 수 없이 손상돼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의사의 경고에 최씨는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근, 견갑하근, 소원근, 극하근)로 팔을 들거나 돌리는 등 어깨 움직임 전반에 관여한다. 파열 원인은 다양한데 반복적인 충격, 노화로 인해 퇴행성 변화, 외상, 무리한 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중년 이후 여성은 반복적인 가사노동과 노화로 힘줄이 약해져 서서히 끊어지는 경우가 많고 젊은 남성은 스포츠나 업무 중 반복적인 어깨 충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회전근개파열은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핵심이다. 부분파열이라면 약물,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완전 파열된 경우라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회전근개 봉합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파열 부위가 넓고 오래 방치돼 봉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인공힘줄이식술을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쳐 어깨 근육이 심하게 위축되고 관절까지 손상된 경우다. 이때는 어깨 인공관절수술이 최후의 선택이 된다.

특히, 노년층에서 시행되는 '역행성 어깨 인공관절 치환술'은 회전근개 기능이 거의 소실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인공관절과 달리 관절 구조를 거꾸로 설계해 남아 있는 어깨 근육(삼각근)을 사용해 팔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술 후 통증 감소 효과가 크고 일상생활 동작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 관절과 동일한 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수술 후에는 관절의 움직임을 위해 일정기간 재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을 나이탓으로 여기거나 단순히 오십견으로 오해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조기 치료는 수술 범위를 줄이고 더 나아가 인공관절수술이라는 큰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