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100억원 규모 개관..'韓 기독교 140년 역사·문화 한 자리'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4 10:51

수정 2025.08.14 10:51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전경.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전경.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헌당기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헌당기도를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 되어진 모든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역사의 주관자 되신 하나님이 이루신 일이고, 우리가 하나님께서 이루신 이 일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이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더욱 발전되어 나가고, 새 역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그런 나라로 귀하게 자리매김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이사장(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한국 기독교 14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서울 은평구에 문을 열었다. 지난 2011년 설립추진위원회가 조직된 이후 14년 만이다.

지난 12일 열린 개관식에는 200여명의 교계와 정계 인사들이 다수 참여해 문화관의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이날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이사장은 "초기 한국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던 기독교가 지금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의식"이라며 "문화관이 관람객에게 정확한 기독교 역사를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과 조성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등도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특히 오 시장은 "문화관이 서부권을 대표하는 문화거점이자 신앙과 교육의 장으로 사랑받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울 은평구 진관1로에 위치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은 약 116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상설전시실(지속 운영)과 기획전시1실(연 2회 기획전시), 기획전시2실(기독교 기관 장기 전시실로 운영), 다목적실, 열람실 등으로 구성됐다. 설립 비용 100억여원 가운데, 35억원은 국비로 지원받았으며 서울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상설전시실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상설전시실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린 개관식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서 열린 개관식을 찾은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뉴시스

△누구나 알기 쉽게 △모두가 즐기는 △교회와 함께 △사회와 더불어 등의 기치를 내건 문화관은 유물 총 2500여점을 보유중이다.

이번 상설전시실과 두 곳의 기획전시실에 1000여점을 전시했다. 상설 전시 '신앙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에서는 한국에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유물부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 등을 거치며 부흥한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한말'을 시작으로 '일제 강점기', '독립과 전쟁기', '산업화·민주화 시기', '민주화 이행기' 등 시대별 활동도 훑어볼 수 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당시 기독교인들이 봉사활동을 펼쳤던 기름제거 활동을 비롯해 1905년 발간됐던 월간 선교 잡지인 '코리아 미션필드' 원본 전권, 한서 남궁억(1863~1939)이 고안한 '무궁화 자수 지도' 등도 살펴볼 수 있다.

1905년 발간됐던 월간 선교 잡지인 '코리아 미션필드' 원본 전권.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1905년 발간됐던 월간 선교 잡지인 '코리아 미션필드' 원본 전권.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이번 상설전시의 대표 전시품인 '코리아 미션필드' 원본 전권은 지난 1905년 11월 재한 선교사들이 초교파적으로 선교 현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한국 선교 상황을 본국 교회와 선교 후원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영문으로 발행한 월간 선교 잡지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다.

한서 남궁억이 고안한 '무궁화 자수 지도'.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한서 남궁억이 고안한 '무궁화 자수 지도'.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또 다른 주요 전시품인 한서 남궁억의 '무궁화 자수 지도'는 무궁화 가지로 한반도의 형태를 취하고, 꽃핀 무궁화 13개 송이로 조선 13도를 표시한 특징이 있다. 제주도와 울릉도도 나뭇잎으로 표시해 한국의 고유 영토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반인이 추구하는 '휴식'과 기독교인의 '안식'에 대해 고찰한 '아주 보통의 주말', 선교사들의 내밀한 모습을 담은 'to 조선, from 한국' 등 2개의 기획전시도 마련했다.

미국 선교사 로제타 홀이 1906년 한국 제물포에서 적은 엽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미국 선교사 로제타 홀이 1906년 한국 제물포에서 적은 엽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제공

특히 기획전시2실에 있는 '로제타 홀 엽서'는 당시 구한 말 선교사들이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등의 관점을 담고 있어 역사적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북감리회 로제타 홀 선교사(1965~1951)는 1906년 제물포에서 엽서를 썼다.
여기에는 영국 제독 환영 리셉션에 일본과 영국의 국기만 있을 뿐, 한국의 깃발이 없는 것을 슬퍼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안교성 초대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장은 "독일교회에서 한국의 통일을 기원하며 베를린 장벽에 있었던 '철망' 조각을 기증했다"며 "문화관에 전시된 의미있는 유물들을 통해 한국기독교가 한국사회와 함께 성장해온 과정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간 한국기독교 전체를 총괄하는 문화관은 없었다"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출범이 한국기독교계의 통합과 일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