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나고황손 8월 타율 1할대 추락
레이예스는 8월 타점이 고작 3점
롯데, 타선의 침묵 속 5연패
레이예스는 8월 타점이 고작 3점
롯데, 타선의 침묵 속 5연패
[파이낸셜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 첫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연패의 그림자에는 타선 침체라는 명확한 원인이 있다. 특히 8월 들어 자랑하던 ‘윤나고황’ 라인이 모두 멈춰 섰다.
고승민, 손호영, 윤동희, 황성빈. 이름값만 보면 상대 투수들에게 충분히 부담스러운 1·2·3·4번 카드지만, 8월 타율은 모두 1할대에 그치고 있다. 손호영이 0.139, 고승민이 0.139, 황성빈이 0.176이다.
나승엽은 아예 심각한 부진으로 상동으로 이동해있다. ‘밥상 차림’이 이 정도라면 뒷순번 타자들이 득점 찬스를 맞이하는 경우 자체가 줄어든다.
윤나고황의문제가 득점력 빈곤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밥상을 마무리할 ‘주방장’ 역할마저 흔들린다는 점이다.
빅터 레이예스는 8월 타율 0.257로 숫자상 크게 부진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타점이 10경기에서 고작 3점. 득점권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지 않는다.
대표적인 장면이 8월 12일 경기였다. 0-2로 뒤진 8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레이예스는 상대 투수의 제구 난조로 만들어진 절호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 한 타석이 단순한 아웃 하나에 그치지 않고 팀 분위기까지 꺾었다. 사실상 롯데가 맞이한 마지막 기회였고, 이번 대전에서의 2경기를 통틀어서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레이예스는 장타형 외국인 타자는 아니다. 안타 개수에 비해 OPS가 낮고, 발도 느린 편이다. 선두타자로 출루하더라도 상대 수비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수비 문제는 심각하다.
8월 13일 경기 2회, 좌측 펜스 앞 타구를 처리하며 보여준 미숙한 펜스 플레이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중견수 황성빈이 좌익수 쪽 타구를 잡아 송구해야 할 만큼 위치 선정과 움직임 모두 불안했다. 이는 올 시즌 들어 여러 차례 반복된 장면이다. 발이 느린 데다 펜스 플레이 감각이 떨어지니 수비에서 플러스 요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롯데가 레이예스에게 거는 기대치는 사실상 하나뿐이다. 득점권에서의 해결 능력. 그러나 이 부분이 막히면, 그가 경기에서 기여할 수 있는 범위는 급격히 줄어든다. 8월 현재 롯데 타선이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면서도 실질 득점력이 바닥을 치는 이유다.
5연패의 책임을 한 명에게 돌릴 수는 없다. ‘윤나고황손’의 동반 침묵, 득점 찬스 자체가 줄어든 것도 분명한 요인이다.
그러나 레이예스가 맡은 ‘마지막 칼날’ 역할이 무뎌진 것도 치명타다. 롯데의 부활 시나리오는 일단 레이예스의 방망이가 다시 살아나는 것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