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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공룡보다 한발 빠른 제품력… K인디브랜드 글로벌 질주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4 17:52

수정 2025.08.14 18:29

2분기 실적 잔치
현지화·대형유통 선점 효과 더해
어뮤즈, 역대 최대분기 실적 기록
스킨1004, 반년새 전년 매출 넘어서
달바는 미스트·선크림 꾸준한 성장
하반기 중동 등 신시장 개척 주력
뷰티 공룡보다 한발 빠른 제품력… K인디브랜드 글로벌 질주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인디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맞는 제품 기획, 영향력 있는 유통 채널 선점, 덩치가 큰 대기업보다 빠른 기획 및 제품 출시 등이 어우러지며 전례 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인디브랜드, 최대 실적 잇따라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K뷰티 인디브랜드들이 올해 2·4분기 실적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8월 인수한 뷰티 브랜드 어뮤즈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제품 전략으로 해외 판매 채널을 확장하며 올해 2·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199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8%, 167% 각각 증가했다.



인디 브랜드로 출발한 어뮤즈는 '비건'을 앞세워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며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이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했다.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어뮤즈의 대표적인 전략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에서는 고온다습한 여름에도 메이크업이 오래 유지되는 립 틴트와 쿠션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어뮤즈의 올해 2·4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스킨1004는 상반기 매출 2820억원, 영업이익 820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성장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2016년 크레이버에 인수된 뒤 2019년 리브랜딩을 거쳐 동남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섰다. 영어 사용이 보편적이고 수입 규제가 느슨한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을 우선 공략했다.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사용 후기 확산으로 현지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다. 특히 각 시장의 기후와 피부 타입에 맞춘 제품 개발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마다가스카르 선 세럼'은 서구권 소비자가 불편해하던 뻑뻑한 선크림 제형을 개선해 가볍고 보습력 있는 사용감을 구현한 사례다. 출시 이후 미국 아마존 선케어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 스킨1004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바탕으로 대형 유통 채널 확보와 현지 맞춤 마케팅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달바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2016년 론칭 이후 '승무원 미스트'로 불린 스프레이 세럼을 앞세워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기내처럼 건조한 환경에서도 메이크업 위에 수시로 뿌릴 수 있는 편리함이 입소문을 타며 국내외 소비자층을 확보했다. '이탈리아 화이트 트러플' 원료를 강조한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차별화를 꾀한게 적중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해외에서는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 채널 입점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강세 품목인 미스트에 이어 여름철 선크림까지 시장에 안착하며 계절 의존도를 낮춘 것도 꾸준한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전했다.

■ "신규 시장 개척·채널 확장 계속"

이들 K뷰티 인디브랜드들은 하반기에도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확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어뮤즈는 중동·호주·러시아·몽골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어뮤즈 관계자는 "올해는 신규 시장 개척과 글로벌 인지도 강화를 위한 전략적인 계획 아래 브랜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512%), 남미(+711%) 등 신흥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스킨1004는 해외 매출 확대와 시장 다변화를 추진한다.
곽인승 스킨1004 총괄은 "신흥 시장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해외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