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 발표
글로벌 라이센서, 미키마우스 등 맹위 속 한국기업 ‘0’
“이참에 케데헌 법이라도 만들어야”
[파이낸셜뉴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지식재산(IP) 가치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K콘텐츠의 IP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재 '세계적 라이센서'에 한국의 자리는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따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새로운 성장-지식재산권의 산업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지식재산권의 산업화 역량 지표인 세계적 지재권자 50 명단에 미국이 32개, 일본 7개, 중국·프랑스가 각 2개, 스웨덴·영국·캐나다·이탈리아·독일·핀란드·덴마크는 각 1개의 IP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 단 한 개도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월트디즈니는 미키마우스 등 슈퍼 IP를 활용해 의류, 유명 유통사 등과 콜라보를 진행해 지난해 약 620억 달러(86조1800억원)의 상품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 톱 라이센서 32개사의 IP에서 파생된 수익은 약 2424억5000만 달러(338조원)로 같은 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3% 수준이다.
또 강경남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연구위원이 지식재산권 수출 상위 20개국의 최근 25년(2000~2024)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재권 사용료 수출이 10%(약 9억달러, 지난해 한국 기준)늘면, GDP가 0.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기업이 국내 특허를 도입할 때 국산 부품과 장비를 병행 수입하는 경우가 많아 지재권 수출은 상품수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지재권은 관세를 느슨하게 피해가는 동시에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종합 선물세트’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이재명 정부가 문화의 산업화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적기라며,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먼저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이다. 케데헌의 인기로 K팝 뿐 아니라, 김밥, 라면, 후드티, 매듭, 한옥마을, 남산타워, 팬덤문화 심지어 무속신앙까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수익을 올리는 쪽은 미국 플랫폼과 일본 제작사다. 보고서는 웹툰, 게임, 드라마, 굿즈, 공연 등으로 수익모델을 확장해야 한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제2의 케데헌' 신화를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스토리 중심의 슈퍼 IP 전략을 입체적으로 지원할 '케데헌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될 때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OTT 플랫폼에 대응할 ‘IP 주권 펀드’의 조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최근 제작비 문제 등으로 '오징어 게임', '무빙' 등과 같이 OTT플랫폼(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이 제작비 전액을 선투자하는 대신 콘텐츠의 저작권 및 이를 통해 파생되는 부가가치가 모두 플랫폼에 귀속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IP 주권 펀드를 조성해 제작사가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제작사와 플랫폼이 제작비를 공동 분담하고, IP 권리를 공유하게 하는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속지주의를 따르는 지재권 특성상 'K산업의 해외 지재권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IP 수출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평균 1000만원 이상의 출원비용을 내야 해외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진출대상국에서의 권리확보를 위해 문화기업, 핵심기술 기업 등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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