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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원래 남성이었다"..마크롱 부부, 美 450만 유튜버에 소송 제기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7 12:00

수정 2025.08.17 12:00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미국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웬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미국 델라웨어 상급법원에 캔디스 오웬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218쪽에 달하는 소장에는 오웬스가 마크롱 부부를 상대로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웬스는 브리지트 여사가 '장 미셸 트로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성전환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는 여사의 오빠 이름이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여사가 혈연관계이고,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인간 실험 또는 정부 주도의 정신 조작 프로그램의 산물이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매체는 "브리지트 여사가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웬스를 조사하기 위해 탐정들을 고용했고, 이 과정에서 오웬스가 프랑스 극우 인사들과 연관이 있으며 러시아 국영매체에서 인기가 있다는 내용등이 포함된 자료가 작성됐다"고 전했다.

조사 탐정들이 브리지트 여사가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주장의 기원을 조사한 결과 2017년 5월 한 스페인 블로거가 이같은 주장을 내세웠고, 2021년 말 이 주장이 탄력을 받게됐다. 2023년 말엔 프랑스의 극우 성향 매체 전 편집장 자비에 푸사르가 이 주장을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

마크롱 부부는 오웬스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거짓된 공세를 퍼부었다는 입장이다. 현직 국가 정상이 온라인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미국 보수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웬스. 출처=페이스북
미국 보수 인플루언서 캔디스 오웬스. 출처=페이스북


오웬스는 유튜브에서만 45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인플루언서다. 한때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으나 최근 "트럼프를 위해 선거 운동을 했던 것이 부끄럽다"고 말하면서 지지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오웬스는 "브리지트 마크롱이 자신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 변호사, 국제 홍보팀, 조사팀까지 동원해 돈을 쓰고 있다"라며 여사를 조롱했다.


한편 지난 7월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은 브리지트 여사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여성 2명에게 1심 유죄 판결을 뒤엎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1심에서 벌금 500유로(약 73만원)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며, 이와 함께 브리지트 여사에게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8000유로(약 1179만원)를, 여사의 오빠 장 미셸 트로뉴에게 5000유로(약 737만원)를 지급하라는 판결도 함께 받았다.


2심 법원은 루머의 사실 여부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와 의혹 제기 권리를 기반으로 판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