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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O부터 공동건조까지"...美 CSIS, 한미 조선 협력 4대 시나리오 제시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17 15:48

수정 2025.08.17 15:48

인건비 올라도 경쟁력 유지한 한국
美 조선소 인수·함정 수출 가능성도 언급
대미 수출 관세 인하와 조선업 투자를 골자로 한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된 지난 7월 31일 한 시민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 주거단지 너머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대형 크레인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대미 수출 관세 인하와 조선업 투자를 골자로 한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된 지난 7월 31일 한 시민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 주거단지 너머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대형 크레인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미 정상이 오는 25일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가 양국 간 조선 분야 협력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발표한 '미국과 동북아 동맹국의 조선 협력 경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선박 정비·보수·운영(MRO) 위탁 △동맹국의 미국 조선소 인수 △군함 공동생산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함정 구매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을 주요 파트너로 언급하면서도 한국의 경쟁력을 더 높이 평가했다.

CSIS는 "한국은 1970~1990년대 상선 조선 강국으로 떠오른 뒤 인건비 상승에도 경쟁력을 유지해왔다"며 "일본 조선업은 최근 고부가가치 및 고속 건조 역량에서 한국·중국과의 경쟁에 밀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협력 방안으로는 미 해군 선박의 MRO를 한국·일본에 위탁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조선소 설비와 공정을 현대화할 시간을 확보하고 항만 활용 및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맹국에게는 안정적인 사업 기회 창출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보고서는 지난해 한화오션의 MRO 2건 수주와 HD현대의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 사례를 소개하며 일부 협력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협력 방안은 동맹국의 미국 내 조선소 인수다. 구체적으로 △군용 조선소 인수 △비(非)군용 조선소 인수 후 개조 △정부 소유·민간 운영(GOCO) △미국·외국 기업 간 합작투자·컨소시엄 구성이 포함된다. 해외 기술과 자본을 유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대형 조선사가 모회사일 경우 원자재와 부품을 대량 구매해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모듈화를 기반으로 한 공동건조다. 동맹국이 선체 일부를 제작해 미국으로 보내거나 해외에서 선체를 만들면 미 조선소가 무기·추진체계를 통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미국은 자재와 인력을 동맹국 전역 및 자국 내에서 유연하게 조달해 생산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마지막은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한 함정을 미국이 구매하는 방안이다.
보고서는 △동맹국 조선소가 미국 설계를 기반으로 건조하는 방안 △동맹국과 공동 설계하고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방안 △동맹국이 설계·건조하는 방안 등 세 가지 형태를 제시했지만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 기조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