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농업교류의 시작은 1988년 '7·7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이후 남북 간 농업교류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과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5·24 조치가 내려지면서 침체기를 겪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드레스덴 선언에 이어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남북 간 농업교류에도 훈풍이 불 것이 기대됐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분단 10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보다 적극적으로 농업교류를 시작할 때다. 농업을 시작으로 남북이 적극적으로 교류협력을 이어간다면 북한은 배고픔에서 벗어나고 한반도에는 평화의 싹을 틔울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북한의 특정 지역에 시범단지를 정해 우리의 농업기술을 전수해서 농사를 지어보는 것이다. 만성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에 남한의 선진화된 농업기반시설과 물관리·영농기술을 전수하고 농기계를 지원한다면 북한에는 식량 기반시설이 조성될 것이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남쪽에 마음의 문을 열고 신뢰를 갖게 하는 동시에, 북한이 스스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물고기를 요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기르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남북 간 농업교류는 평화정착과 함께 경제성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남북의 완충지역인 비무장지대(DMZ) 지역에서 남북 공동으로 친환경·고품질 농수축산물을 생산하고 경제인들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국제무역지역을 조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 지역을 홍콩이나 두바이처럼 국제무역과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글로벌 거점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농업은 남과 북이 가장 먼저, 가장 오랫동안 협력할 수 있는 분야다. 80년간 단절된 세월이 길지만, 농업은 그 시간을 채우고 남북이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는 신뢰와 협력의 씨앗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남북이 함께 땀 흘려 경작한 밭에 평화의 열매가 맺힐 날을 기대해 본다.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