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부인 멜라니아, 남편 통해 푸틴에게 서한 전달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 어린이 송환 촉구
'그림자 영부인', 이례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
러시아에 납치된 우크라 어린이 송환 촉구
'그림자 영부인', 이례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목소리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1기 정부부터 국내외 정세에 말을 아꼈던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이례적으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멜라니아는 푸틴에게 러시아로 데려간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지난 15일 알래스카 회담에서 푸틴에게 건넨 멜라니아의 서한 사본을 공개했다. 멜라니아는 당시 회담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남편을 통해 서한을 전달했다.
멜라니아는 서한에서 푸틴에게 "부모로서 우리의 의무는 다음 세대의 희망을 키우는 것"이라며 모든 어린이가 평화를 누리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멜라니아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번 서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아동 납치 의혹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크라이나 및 외신들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가 정체성 말살 목적으로 2만~3만5000명 규모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점령지에서 납치해 러시아 본토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강제 이주된 어린이들은 러시아어 및 러시아 역사 교육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러시아는 해당 주장에 대해 전쟁에 노출된 어린이를 보호하는 조치였다고 대응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1기 정부부터 영부인으로서 국내외 쟁점 언급은 물론 공식 일정에도 자주 참여하지 않아 ‘그림자 영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영국 가디언은 지난 9일 보도에서 트럼프가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멜라니아의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멜라니아는 과거 소련과 가까웠던 동유럽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올해 초 폭스뉴스에 출연해 "어떤 사람들은 나를 대통령의 아내로만 보지만, 나는 내 두 발로 딛고 선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 나름의 생각이 있다. 남편의 말이나 행동에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남편에게 조언하는데, 가끔 그는 들을 때도 있고 그러지 않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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