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온천·삿포로 공원 폐쇄…日 정부, 9월까지 '곰 출몰 경계'
[파이낸셜뉴스] 홋카이도 등 일본 여러 지역에서 곰이 출몰하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행정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한 달 새 3명이 곰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지난 14일 홋카이도 라우스다케산에서 하산하던 20대 등산객이 불곰의 습격을 받은 뒤 실종됐다가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홋카이도 경찰은 피해자가 도쿄에 거주하는 회사원 소다 게이스케씨(26)라고 밝혔다.
이 사고로 홋카이도 인근 유명 관광지인 시레토코 오호와 이와베쓰 온천 등이 폐쇄됐다.
최근 일본에선 곰이 도심이나 민가까지 내려와 인명피해를 내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야후재팬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삿포로시 토요히라구에 위치한 니시오카공원에서 곰이 목격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야후재팬에 따르면 공원 관리인으로부터 목격 정보가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고, 같은 날 오전 8시 10분쯤에도 목격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삿포로시는 니시오카 공원을 폐쇄하고 캠핑장에 있던 이용자들도 복귀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공원 부근에 경찰차를 배치하고 인근 주민들에게도 주의를 요청했다.
지난 15일엔 니가타현 미나미우오누마시에서 60대 남성이 자택 마당에서 곰의 습격을 받아 허벅지를 다쳤다. 지난달 12일에도 홋카이도 남부 후쿠시마초에서 70대 신문 배달원이 몸길이 2m가 넘는 불곰에 물려 숨졌다. 같은 달 이와테현에서는 자택에 침입한 곰에 의해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지난달 미야기현의 한 골프장에 곰이 나타나 여자 골프 투어 일부 경기가 취소되기도 했다.
곰 출몰이 인명 피해로 이어지면서 일본 정부는 오는 9월까지를 '곰 출몰 경계 강화 기간'으로 정하고 곰 출몰 정보를 뉴스 속보나 스마트폰 앱 경보로 알리고 있다. 또 9월부터는 도심지에서 엽총 사용을 허가하는 내용의 개정 조수보호법을 시행할 방침이다. 각 지역에서도 덫을 설치하고 사냥꾼을 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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