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본회의서 안건 직행…"국민의힘 위원장인 상임위 통과 어려워"
민주 유공자법, 공정거래법 등도 패스트트랙 검토
민주, '공공기관 알박기 금지법' 패스트트랙 태운다…우회전략27일 본회의서 안건 직행…"국민의힘 위원장인 상임위 통과 어려워"
민주 유공자법, 공정거래법 등도 패스트트랙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김정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공공기관 알박기 금지법' 등 상임위원회에서 여당 주도 처리가 어려운 쟁점 법안들을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으로 올려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방송 3법, 노란봉투법, 상법 등은 소관 상임위의 위원장이 민주당 의원이라 여당 주도 처리를 강행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위원장이 법안을 상정해주지 않으면 법안 처리가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을 태워 상임위를 우회해 처리하려는 것이다.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대통령과 공공기관장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안을 27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기국회에서 공운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면 소관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기재위는 위원장이 국민의힘이라 사실 상임위 통과가 어렵다"며 "여야 합의 처리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지금 야당이 자기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이 법을 통과시켜줄 이유가 없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을 태워서라도 공운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공공기관장과 대통령 임기를 일치시켜 공공기관이 국정 철학을 뒷받침하도록 운영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은 본회의에서 재적 5분의 3(180명) 또는 소관 상임위 위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지정할 수 있다.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 최장 330일(상임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부의 60일) 안에 처리돼야 한다.
실제 처리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추후 처리 자체는 보장되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상임위에서 여당 주도 처리가 불가능한 쟁점 법안의 경우 패스트트랙을 태우는 게 유효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올해 4월에도 같은 이유로 반도체특별법, 은행법·가맹사업법 등을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공운법 개정안 외에도 민주 유공자법과 공정거래 관련법,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상임위원장이 아니라서 상임위에서 논의가 안 되는 민생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태울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다만 상임위원장이 국민의힘이라고 해서 모든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최대한 여야 합의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패스트트랙을 모두 태우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하고, 가능하다면 최대한 여야 합의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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