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남부 국경장벽 '검은 칠' 지시…"이민자 못 오르게"

뉴시스

입력 2025.08.20 14:30

수정 2025.08.20 14:30

하루 0.8㎞씩 장벽 건설 중…"합법적으로 입국하라"
[시에라 비스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4년 8월22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시에라 비스타에 있는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 장벽 부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8.20.
[시에라 비스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4년 8월22일(현지시각) 애리조나주 시에라 비스타에 있는 멕시코와의 남부 국경 장벽 부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8.20.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부 국경 철제 장벽에 검은색 페인트칠을 지시했다. 이민자들이 타고 오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19일(현지 시간) 뉴멕시코 샌타테리사에서 세관국경보호국(CBP) 당국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칠 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놈 장관은 "장벽의 구조를 보면 매우 높아서 오르기 힘들다.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벽의 기둥이) 깊이 박혀 있어 파내기도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이 벽을 검게 페인트칠할 것"이라며 대통령 특별 요청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기온이 높은 이곳에서 뭔가를 검게 칠하면 더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라며 "사람들은 더욱 (장벽을) 오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열을 흡수하는 검은색으로 벽을 칠해 뜨겁게 한다는 것이다.

놈 장관은 "우리는 남부 국경 장벽 전체를 검게 칠해 사람들이 우리 국가에 불법으로 들어오지 않고 연방법을 어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옳은 방법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미국 시민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칠 작업과 함께 국경 장벽에는 카메라와 센서 등 추가 기술 보완이 이뤄질 예정이다. 칠 작업 등에 얼마가 들지는 불분명하다. 놈 장관은 이번 칠 작업이 향후 장벽이 녹슬지 않게 보호하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2021년 1월까지 미국 남부 국경을 따라 724㎞에 이르는 국경 장벽을 건설했다. 해당 장벽은 3000㎞가 넘는 멕시코와의 육상 경계를 모두 막지는 못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 정책 상징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부터 주로 강철 기둥으로 구성된 해당 장벽을 검게 칠하는 방안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장벽의 끝부분을 뾰족하게 하도록 주장했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공화당 다수의 미국 의회는 지난달 남부 국경 장벽 강화에 460억 달러(약 64조3494억 원)를 배정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킨 바 있다. 놈 장관은 여전히 하루 0.8㎞씩 장벽이 건설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반이민 정책으로 올해 들어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는 불법 이주민 숫자는 현저하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6월 미·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6070명이다.

뉴욕포스트는 CBP를 인용, 지난해 6월의 경우 8만3000명의 불법 이민자가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다.
2023년 같은 달에는 9만9000명 이상이 국경을 넘었고 2022년 6월에는 19만2000여 명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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