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석화 금융권 익스포저 30조원대…금융위, 내일 銀 소집해 대출연장 논의할 듯

박소현 기자,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0 17:27

수정 2025.08.20 17:27

5대 시중은행 2분기 석화업종 대출잔액 16兆
건전성 관리 급해 대출연장 않고 익스포저 축소
금융당국 "기존 여신 만기 연장 및 금리 인하 등 금융지원책 논의"
여수산단 전경. 뉴스1
여수산단 전경.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경쟁력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산업에 관해 구조개편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당국이 5대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을 소집해 금융지원 방안 논의에 나선다.

주요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이 약 30조원대에 달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신규대출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석화 기업들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대출기한 연장이나 금리 인하 등의 금융 지원책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1일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불러 석유화학업계에 대한 금융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정부가 이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방안'의 후속 성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가 마련한 석유화학 구조개편 방안을 설명하고 채권금융기관과 함께 어떻게 사업재편을 할 것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대주주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은행권의 대출 만기 연장이나 금리 조정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기업이 강력한 자구노력이 담긴 사업 재편안을 먼저 마련해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다는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정부 지원' 원칙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채권금융기관 간에 협약을 맺어 석유화학기업들의 자금 수요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연장과 함께 이자 유예나 신규대출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기업들의 자구노력에 따라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주도의 정책자금을 구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져는 30조원대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시장성 차입과 은행권 대출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 산업 기준으로 상당히 큰 규모라는 설명이다. 만약 부실이 동시다발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금융권의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6월 말(올해 2·4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여신잔액은 16조20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일부 석유화학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상환을 받고, 신규대출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다.

복수의 시중은행 관계자는 "석유화학업종은 예전부터 업황이 좋지 않아 신규여신을 자제하거나 기존 대출을 줄이는 형식으로 익스포저를 줄였다"며 "은행은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데 정부가 석화업종을 살리기 위한 지원 방침을 정하면 그 내용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석화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이고 자본이 많이 들어간 장치산업으로 이들이 사업재편을 추진하는데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면 전체가 어그러질 수 있다"며 "사업재편 대상 기업에 대한 여신은 어떻게 처리할 지, 현재 여신을 어떻게 관리할 지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