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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창원 방산공장
지능형 기동체계로 진화한 K2
폴란드 수출 납기도 칼같이 지켜
업계 "로켓보다 빠른 로템배송"
인력 파견해 MRO 기술도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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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수출 납기도 칼같이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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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찾은 경남 창원의 현대로템 방산공장.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질주하던 K2 전차가 중심축을 기준으로 90도 방향 전환을 시연했다. 궤도는 고정한 채 차체만을 회전시키는 '피봇 회전' 기동이 펼쳐지자 참관자들의 탄성이 터졌다. 곧이어 전차는 궤도 한쪽을 기울여 자세를 완전히 낮춰 마치 몸을 숨기듯 땅에 엎드려 은폐 자세로 전환했다.
■지연 없이 특수장비 납품
이날 시연은 단순한 무력 과시가 아닌 실제 전장 환경에 준하는 기동 능력 검증에 가까웠다.
현대로템은 지난 1일 폴란드 정부와 약 65억달러(한화 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는 △K2GF 전차 116대 △K2PL 전차 64대 △계열전차(구난·개척·교량전차) 81대 등 총 261대의 전차가 포함됐다.
현대로템은 앞서 지난 2022년 체결된 1차 계약을 통해 K2GF 전차 180대를 납품 중이며 현재까지 약 130여대가 폴란드 육군에 인도됐다. 이번 2차 계약은 양국 간 방산 협력 강화와 함께 K-방산 수출 확대에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특히 현대로템은 철저한 납기 준수로 업계에서 '로켓배송보다 빠른 로템배송'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일정을 맞추기 위한 고도의 품질관리와 생산관리 역량은 물론, 현장과 본사 간 유기적인 협업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탄·예비품·특수공구 및 시험장비 등을 지연 없이 적기에 납품했으며 95%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며 높은 품질도 입증받았다.
이번 2차 수출 계약의 핵심은 '현지화'에 있다. K2PL 전차 64대 중 3대는 국내에서 완성해 폴란드로 직접 납품하고 나머지 61대는 부품 형태로 폴란드에 수출돼 현지에서 조립된다. 계열 전차 역시 9대는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제작되며 72대는 부품 공급 방식으로 폴란드 현지 조립을 거치게 된다.
현지 조립은 폴란드 방산업체 부마르(Bumar)가 담당한다. 부마르는 현대로템의 하청업체로서 조립 작업을 수행하며 완성된 전차는 현대로템을 통해 폴란드 군비청에 공식 납품된다. 핵심 부품인 △주포 △사격통제장치 △엔진 등은 국내에서 생산을 유지하며 기타 부품의 경우 폴란드 군비청과 협의해 현지 조달 비중을 결정할 방침이다.
■MRO 기술도 함께 이전
유지보수(MRO) 기술도 함께 이전돼 폴란드군의 정비 자립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현지에 매년 30~40명의 기술 인력을 파견해 정비 역량을 전수할 예정이다. 부대별 근접지원(ISS) 조직을 통해 폴란드 16기계화사단 및 9·15·20여단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운용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현재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와 함께 △유무인 복합전차 △장갑차 △무인차량 등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유럽 외에도 중동과 남미 국가들과의 수출 협의도 병행 중이다.
이정엽 디펜스솔루션사업본부장은 "이번 계약은 단순 수출을 넘어 한·폴 국방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전환점"이라며 "독보적인 연구개발(R&D)과 품질을 바탕으로 K-방산 글로벌 톱4 진입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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