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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웨스팅하우스 손잡고… 美 원전시장 진출한다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8.20 21:12

수정 2025.08.20 21:12

조인트벤처 설립 추진 협의 중
K원전 '제2 마스가' 기대감 높여
한미 정상회담 계기 논의 가능성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회사의 JV 설립을 포함해 한국 원자력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수원의 미국 원전시장 진출이 확정되면 불공정하다고 지적받은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글로벌 합의문'이 오히려 제2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JV 설립을 포함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협의 중이다. 전날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산자위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국회 산자위 관계자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오래전부터 기술협약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며 "JV 설립은 두 기업 간의 협의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수원과 한전이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와 체결한 '글로벌 합의문'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있었다. 합의문은 한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독자개발해 수출할 때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하고, 원전 수출 시 수천억원의 기술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불공정 합의가 아니냐는 성토가 이어졌다.

이재명 정부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수원 등의 미국 원전시장 진출로를 확보한다면 앞서 체결된 계약 내용의 부담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원전 300기를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한미 원전 협력은 '제2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전 세계 원전시장에서 원전 설계부터 건설, 시운전, 운영, 유지·보수 등 전체 과정을 총괄할 수 있는 곳은 프랑스 EDF와 한수원밖에 없다는 점도 한수원이 가진 장점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설계와 기술만 보유했을 뿐 실제 건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협력사가 필요하다.

웨스팅하우스가 마지막으로 원전 건설에 관여한 것은 2013년 착공한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보글원자력발전소 3·4호기로, 이 역시 웨스팅하우스가 설계와 기술을 제공하고 건설은 미국 기업 벡텔이 주도한 바 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웨스팅하우스가 새로운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시공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외부 업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이는 미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원전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방안이 논의될지도 관심사다. 다만 한수원은 입장자료를 내고 "양사 간 협력은 기업 간 협의할 사안으로 양국 정부 간 협력의제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회 산자위 관계자도 "기업 간 협의사항을 정상회담 의제로 올리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